증권사 부동산 채무보증 급증… "신용위험 확대될 수 있어"

  • 윤혜경 기자
  • 입력 2019-06-21 10: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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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3기 신도시 입지로 선정된 고양 창릉 모습 / 연합뉴스

3기 신도시 발표 전후로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경기가 부쩍 활기를 띠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에 빨간불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개발사업과 관련해 증권사들이 채무보증을 서는 일이 증가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부동산시장 여건 악화 시 증권사가 부담해야 할 신용위험이 확대됐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권회사의 채무보증 규모는 2017년 말 28조원에서 지난해 말 38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1년 새 10조2천억원(36.4%) 증가한 수치다.

그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보증이 크게 늘었다. 전체 채무보증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한 부동산 PF 관련 보증은 2017년 말 13조원에서 지난해 말 19조6천억원으로 6조6천억원(50.8%) 늘었다.

같은 기간 형태별로는 수익성은 높지만 신용위험의 부담이 큰 신용공여형 보증이 20조3천억원에서 31조3천억원으로 11조원 증가했다.

한은이 증권사 부동산 PF의 채무보증 현황을 추정한 결과, 주거용 부동산(56.6%), 상업용 부동산(28.6%), 산업용 부동산(14.8%) 순으로 많았다.

여기서 문제는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분양에 실패하면 사업시행자의 현금흐름이 악화해 채무 불이행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한은은 "증권사가 보증한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 PF 사업의 5.9%가 평균 분양률이 60%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 소재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은은 증권회사의 채무보증 중 부실 가능성이 큰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이 지난해 말 현재 0.41%로 낮은 수준인 점, 그리고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이 2018년 말 547.4%로 감독기준(100%)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을 토대로 충격흡수능력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