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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경매시장에 나온 이희진씨 소유 청담동 빌딩./지지옥션 제공 |
올해 법원경매 시장은 주거시설이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법원경매 시장의 경매 진행 건수가 지난해(11만6천806건)보다 14.7% 증가한 13만4천건(추정치)을 기록했다.
4년간 이어졌던 감소세가 지난해 마무리한 데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미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전체 진행 건수(11만328건)가 지난해 전체 건수에 육박해 물건 증가세를 일찌감치 예고했다.
따라서 올해 경매시장은 지난 2015년(15만2천506건) 이후 가장 많은 진행 건수를 기록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 2월과 3월 각각 8천273건과 9천776건을 기록하며 1만건을 밑돌았으나 이후로는 꾸준히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10월에는 1만3천99건을 기록하며 올해 가장 많은 진행 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월별 진행 건수가 1만3천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 6월(1만4천135건) 이후 처음이다.
올해 전체 진행 건수 중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45.1%로 지난해(40.5%)에 비해 4.6%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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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9년 경매 진행 건수./지지옥션 제공 |
주거시설의 낙찰 건수(추정치)는 2만2천800건으로, 지난해보다 4천건 넘게 증가했다. 전체 낙찰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4%로 다른 3개 용도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낙찰 건수에서 주거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58.8%를 기록한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2007~2015년까지 내리 30%대에 머물던 주거시설의 낙찰 건수 비중은 지난해 42.8%로 올라선 뒤 올해는 50%마저 넘어섰다.
올해 주거시설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은 용산구 이촌동의 아파트로 무려 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5년 전인 지난 2014년에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 아파트는 재감정을 하지 않고 2015년 4월 감정평가 금액 그대로 첫 입찰이 진행됐다.
5년간 용산구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80대 1의 경쟁률도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고 할 수 있다는 게 지지옥션 측의 설명이다.
2번째로 높은 경쟁률은 동작구 사당동 아파트로 64대 1을 기록했으며, 3위는 예상외로 61명이 입찰서를 제출한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의 다세대가 차지했다. 응찰자 수 Top 10 중 3위를 제외한 9건은 모두 아파트가 이름을 올렸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12·16 대책이 향후 경매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비슷한 성격의 규제라고 할 수 있는 9·13 대책이나 분양가 상한제의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유추는 가능하다"며 "그동안은 경매를 완전히 다른 시장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칼날 같은 정부의 규제를 잠시 피해갈 수 있는 하나의 대체재로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상일기자 metro@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