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기준 금리 0.25%p 인하 "시장 영향 미미"

  • 이상훈 기자
  • 입력 2020-05-28 13: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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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앞.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p로 낮추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통위는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p 또 낮췄다.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2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금리 인하는 대출 이자 부담 감소로 부동산 시장의 투자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는 것이 경제학적인 통설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이미 초저금리이어서 금리가 추가 인하돼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민감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는 실물경기 위축으로 거시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은 거시경제를 반영하는 또 다른 거울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특히 "15억원이 넘는 투기과열지구 초고가 주택은 대출이 아예 금지되고 공시가격 현실화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 일부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급반등은 어려운 구조"라며 "비규제지역의 중소형, 중저가 주택은 거래에 숨통이 예상되지만, 동학개미운동이 일어나면서 갭투자 일부 수요가 주식시장으로 이동현상이 나타나 지난해처럼 활황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금리 변동에 예민한 구조인 수익형 부동산 역시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소비 불황으로 이어져 금리 인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저금리로 이자 부담이 경감되면서 일부 비규제 지역 부동산 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 서울 일대를 중심으로 조정된 집값이 보합으로 돌아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의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 상당하고,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도 커서 당분간은 적은 거래량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을 중심으로 조정되는 집값이 하반기에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며 "장기 보유 매물 양도세 중과 회피를 위해 6월 말까지 급매물 매도 물량이 정리되면 하반기부터는 급해서 팔 이유가 줄어든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