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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전경. /용인시 제공 |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핵심인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가운데 용인시 수지구와 처인구 아파트 전세 물건이 전달에 비해 50% 가까이 줄었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의 매물증감 데이터를 보면 8월 13일 기준 도내에서 아파트 전세가 가장 급격하게 줄어든 곳은 용인시 수지구로, 전달 1천297건에서 이달 717건으로 44.8% 감소했다. 한 달 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용인시는 수지구뿐만 아니라 처인구와 기흥구에서도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났다. 처인구는 전달 177건에서 105건으로 40.7% 감소했고, 기흥구는 37.4% 줄어들었다.
지난 6·17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오산시도 전세 매물이 반 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달 325건에서 이번 달 189건으로 41.9% 감소했다. 부천시도 1천400건에서 872건으로 37.8% 줄었다. 이 밖에도 안성시와 의왕시, 수원시 장안구, 화성시, 고양시 일산서구 등 도내 대다수 지역에서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 현상이 일어났다.
아파트 중에서는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에 소재한 '위례더힐55' 전세 매물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 2015년 12월에 준공한 위례더힐55는 21개 동·1천38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달 87건에서 이달 31건으로 전세 매물이 64.4% 감소했다.
매물이 줄었기 때문일까. 해당 단지는 최근 전세 거래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위례더힐55 전용면적 84㎡ 6층 매물의 경우 올해 1월 보증금 5억4천만원에 전세 거래되다 지난 7월 6억원에 임대차계약이 성사됐다. 현재 시세는 5억3천만~6억원, 호가는 6억5천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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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위치. /네이버 지도 캡처 |
전달 대비 매물이 59.5% 감소한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도 전세 가격이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해당 단지는 2016년 6월에 준공, 21개 동·1천540가구로 조성됐으며, 전용 84㎡ 기준 전세가는 5개월여 만에 4천만원이 뛰었다. 지난 2월 보증금 5억5천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진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은 올해 7월 5억9천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4억8천만원대로, 전세값이 분양가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처럼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가격이 뛰는 데는 임차인에게 4년 거주를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묶는 새 임대차법이 지난달 31일 전격 시행에 들어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새 임대차법 시행 후 월세 매물이 많아지는 양상이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어바인퍼스트(2021년 1월 준공)'는 15일 전보다 월세 매물이 82.3% 늘었고, 시흥시 월곶동 '나보타시티'도 보름 전 대비 50% 증가했다.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평촌어바인퍼스트 전용 59㎡ 매물을 보면 전세는 4억7천만원인 반면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가 100만원이다.
가령 현금 2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2억7천만원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금리 2.4% 기준)받아 전세로 산다면 주거비는 1년에 648만원, 한 달 54만원이다.
전·월세 전환율 상한선은 4%로 4억7천만원짜리 전세를 보증금 2억원에 월세로 전환하면 1년에 1천800만원, 한 달 90만원을 꼬박 내야 한다. 전세와 비교했을 때 4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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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이 공식 공포된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어있다. /연합뉴스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거주요건 강화로 자신 집에 거주하려는 집주인이 많아진 데다, 재계약이 늘어 인기 지역의 전세 유통물량이 감소했다. 여기에 월세전환 증가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현상과 임대2법 시행, 매입 임대사업자 폐지, 갭투자 규제 등으로 신규 전세매물이 많지 않은 편"이라면서 "당분간 일부는 보증부월세 전환이나 준전세로 전환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합 랩장은 이어 "월세가 전세보다 임대료 부담이 크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월세 이율이 전세자금대출이자보다는 높은 편이라서 빠른 월세화가 서민의 주거비 부담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