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인천의 한 다세대·연립주택 단지. /비즈엠DB |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서 다세대·연립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대출 등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대세대·연립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 경기 지역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량은 2천71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실거래신고기간이 20일가량 남은 것을 고려하면 전년 동월(3천650건) 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30일간의 부동산 실거래 신고기한이 끝난 7월 매매량만 봐도 지난해 7월보다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올해 7월 도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량은 5천21건으로 전년 7월(3천397건) 대비 47.8%(1천624건)나 증가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량은 전년보다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월 3천947건(2019년 1월 2천832건), 2월 5천126건(2천584건), 3월 4천133건(3천495건), 4월 3천882건(3천62건), 5월 5천150건(3천377건), 6월 6천584건(3천305건) 등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 달 평균 거래량은 4천834건이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평균 거래량은 3천150건에 그친다.
8월 도내 31개 시·군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곳은 283건을 기록한 수원시다. 이어 부천(277건), 안산(255건), 성남(233건), 광주(213건) 등이 거래량 200건을 넘겼다. 용인(184건), 광명(133건), 고양(133건건), 안양(130건), 남양주(117건) 등도 거래량 100건 이상을 기록하며 거래량 상위권에 안착했다.
도내에서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량이 많았던 곳들은 최근 아파트값이 오른 곳들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 자료를 보면 8월 5주 수원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22.1로 1년 전(101.7)보다 20.4p 상승했다. 부천시(103.5→111.2)는 7.7p, 안산시(89.9→101.5) 11.6p , 성남시(108.2→116.2) 8p, 광주시(96.0→101.0) 5p 올랐다.
이처럼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다세대와 연립주택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도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비즈엠DB |
한국감정원 주택매매 거래현황을 보면 경기도에서 5월부터 7월까지 거래된 주택거래는 10만7천483건으로 이중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거래가 18.1%(1만9천436건)을 차지했다.
수요에 따라 매매가도 오르는 모습이다. 지난달 5월 평균 도내 다세대·연립주택 가격은 1㎡당 350만원으로 전달보다 20만원 올랐다. 2019년 5월(㎡당 315만5천원) 대비 34만5천원 비싸졌다.
다세대·연립주택이 부동산 시장에서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급등한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여기에 대출 규제가 덜한 것도 한몫한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시세가 3억원 이상인 아파트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대출이 불가능 하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이러한 규제에서 자유롭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전세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재인 다세대·연립주택으로 피난 온 수요자가 많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값이 급등한 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출을 받아서 살 수 있는 마땅한 집이 없는 상황에서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그런 조급함이 매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