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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 들어선 재외동포 아파트 '송도아메리칸타운아이파크' 인근 상가에 걸린 아메리칸타운 2단계 분양 홍보물.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
"무슨 공사비를 1년 넘게 협상하나요. 도무지 말이 안됩니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에서 만난 A부동산 관계자는 송도아메리칸타운 사업시행사인 ㈜인천글로벌시티(IGC)가 최근 현지 에이전트와 청약자들에게 보낸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 분양 지연 관련 안내문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송도아메리칸타운 사업은 재외동포들이 귀환할 수 있도록 돕는 공공 성격의 주거사업으로 송도 7공구에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조성 중이다. 인천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송도아메리칸타운(현 ㈜인천글로벌시티)을 통해 진행했고, 1단계 사업(송도아메리칸타운 아이파크, 최고 49층·3개 동·830가구)은 2018년 10월 해외 시민권과 영주권을 가진 재외동포가 입주하면서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문제는 2단계 사업이다. 아파트 498가구, 오피스텔 661실, 상업시설 1만8천㎡ 규모로 조성되는 2단계 사업은 지난해 7월 청약을 진행, 1천419건이 접수되며 평균 2.84대 1의 경쟁률로 모집을 마쳤다. 하지만 이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동·호수 추첨은커녕 본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청약 당첨자 발표 이후로 진전이 없는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10월에 동·호수 추첨이 진행됐어야 한다.
분양가도 확정되지 않았다. 해당 단지는 국내 일반적인 청약 절차와 달리 공급 시점이 아닌 동·호수 추첨 뒤 확정해서다. 모집 당시 분양가는 3.3㎡당 1천850만원으로 (예정)고지됐으나, 현재 송도 일대 3.3㎡당 분양가는 2천300만원대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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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 현장. 펜스만 쳐져 있는 상태다.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
사업 현장도 조용하기만 했다. 송도아메리칸타운아이파크 바로 옆에 위치한 2단계 사업 현장은 당첨자 발표 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펜스만 쳐져 있을 뿐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타워크레인과 공사 차량, 인부들이 없었다. 높게 둘러쳐진 펜스 옆을 간간히 주민들만 오갈 뿐 현장 주변은 찬바람만 일었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의 공사비 협상이 1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IGC는 지난달 24일 '시공품질을 향상시키고 공사비를 합리적으로 가격부담을 줄이는 과정 중이라 동·호수 추첨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사실상 2단계 사업 시계가 멈추면서 현지 부동산 에이전트와 청약자들은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결국 이들은 지난달 28일 '사업 지연이 이어진다면 IGC와 대표이사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란 공문을 보냈다.
최근엔 송도아메리칸타운아이파크 입주자들도 IGC 대표이사 퇴진 및 감사청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받으며 행동에 나섰다. 당초 사업이 한 단지로 단계 구분 없이 추진됐으나, 시행사인 IGC가 1·2단계로 구분해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재 1단계 입주민들은 완성되지 않은 반쪽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상태가 계속됐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도 IGC의 설명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겉으로 내세우는 이유가 시공사와의 공사비 타협이다. 시공사에서 시공비를 더 요구해 타협하느라 장기화가 되고 있다는 이유다. 무슨 공사비를 1년 넘게 타협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여기 주민들도 다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지난해에 체결했으면 3.3㎡당 공사비가 더 낮았을 텐데 시간을 끌면서 물가도 인상되고 공사비가 올라가는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PF대출도 어렵게 됐다고 전한 것으로 안다. 지난해 청약 후 바로 진행했다면 대규모 대출을 훨씬 좋은 조건에 했을 텐데 이제 와서 코로나19 핑계를 대는 건 납득이 안 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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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완료 후 지난 2018년 입주한 '송도아메리칸타운아이파크'.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
2단계 사업 지체 장기화가 계속되자 IGC를 향하던 화살이 인천경제자유구역청(경제청)으로도 가는 모습이다. 경제청이 재미동포타운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만큼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경제청 관계자는 "1년 가까이 정계약을 맺은 게 아니다 보니 불안해하신 분들의 문의가 많다"며 "관리감독 및 관여를 해서 사업을 잘 진행하도록 IGC에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물론 동·호수, 본계약 등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정보가 깜깜이인 상황에 대해 IGC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대표이사 명의로 사업진행 늦어지는 이유가 분양가 상승 폭을 줄이기 위함이며 1개월 이내에 분양시기와 절차를 안내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를 통해 그간의 오해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밝혔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