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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 SK하이닉스와 주변 아파트 전경. /경인일보DB |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역 부동산 경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대적인 규제 완화 여파로 새해가 되자마자 경기도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소재한 이천시는 해당 사업장이 있는 부발읍 등을 중심으로 1주일새 2% 가까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부동산원이 1월 1주(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경기도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12월 마지막 주 대비 0.86% 하락했다. 12월 마지막 주(0.99%)보다 감소세가 둔화된 것이다. 인천시 역시 아파트 매매 가격이 12월 마지막 주엔 1.18% 하락했지만, 1월 첫 주엔 0.99%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전국적으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전국적으로는 10주 만에 가격 하락폭 확대가 멈췄다. 대대적인 규제 완화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와중에도 이천시 아파트 매매 가격은 1.99%가 하락해 경기도내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가 있는 부발읍, 창전동 위주로 가격 하락폭이 컸다는 게 한국부동산원 설명이다.
지난해 경기도 부동산 가격이 내리막길을 걸을 때도 이천시는 비교적 굳건했던 곳이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약 9년8개월 만에 70대로 추락했을 때도 이천을 포함한 동부2권역은 90대 중반을 기록할 정도였다. SK하이닉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 수요가 있어 아파트 매매·전세 가격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하락 전환된 시점도 도내 다른 지역보다 늦은 편이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지고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지역 부동산 시장에도 불똥이 튄 것으로 보인다. 이천시는 지난해 법인 지방소득세 중 상당금액을 SK하이닉스가 납부했을 정도로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이천시는 SK하이닉스 근로자들의 직주근접 수요가 영향을 꾸준히 미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 가격이 떨어질 때도 이곳은 하락 전환이 비교적 늦었었다"며 "이곳으로 이사를 하려다가 고금리 때문에 오지 못한 분들이 있었을 수도 있고 다양한 경우가 있었겠지만,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진 점이 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