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아파트 시설 보수에 쓸 수 있도록 주민들이 모은 특별수선충당금을 입주자대표회의에 뒤늦게 인계해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인천 서구 가정동에 있는 LH웨스턴블루힐 아파트 주민들은 최근 LH에 특별수선충당금 지급을 독촉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특별수선충당금은 사용검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아파트의 주요 시설 수리·보수 등을 위해 공공주택사업자가 입주자에게 일정 금액을 걷어 적립하는 비용이다.
공공주택 특별법에서는 공공주택사업자가 임대의무기간이 지난 공공건설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경우 최초로 구성되는 입주자대표회의에 특별수선충당금을 넘겨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관리자가 LH에서 입주자대표회의로 전환됐다. 주민들은 LH와 협의를 통해 올해 1월 초 특별수선충당금을 인계받기로 했지만, 2주가 지나도 돈을 받지 못했다. 이 아파트 주민 1천 가구가 2016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LH에 특별수선충당금으로 낸 금액은 10억여원에 달한다.
아파트 시설 보수에 쓸 돈을 받지 못하자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 아파트 동대표인 장모(58)씨는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오래돼 부품 교체 등 보수가 필요한 시기인데, LH가 수리에 쓰는 돈을 주지 않고 있다"며 "최근에는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 성인이 갇히는 사고가 있었는데, 다음에는 어린아이가 갇힐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김성국 LH웨스턴블루힐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원래 일정대로라면 1월 초에 받았어야 하는데 자꾸 일주일만 더 달라는 식으로 미뤘다"며 "10억원이나 되는 큰돈을 이관하면서 공기업인 LH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답답했다"고 설명했다.
경인일보가 취재를 시작하자 LH는 지난 20일 뒤늦게 특별수선충당금을 입주자대표회의에 인계했다.
LH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회사의 조직개편이 진행 중인 탓에 회계 처리가 늦어져서 특별수선충당금 인계가 지연됐다"며 "입주민들에게는 사과 의사를 전했다"고 해명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