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바닥' 경매 '반등'… 인천 저렴한 주택 수요로 '쏠림'

  • 입력 2023-02-08 19:43:07

인천 주택시장 수요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축 아파트 분양률은 100% 행진이 깨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찬바람이 불었던 주택 경매시장은 반등하는 분위기다.

금리 부담에 신축 아파트 관심 식어
작년 4분기 초기분양률 82.2% 최저


한국주택협회가 최근 공개한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천지역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82.2%를 기록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초기분양률이란 신축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이 분양을 시작한 지 6개월 이내의 분양 실적을 의미한다.

불과 한 분기 전인 지난해 3분기에는 100%의 초기분양률을 기록하는 등 최근 3년 사이 9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지만, 금리 인상이 거듭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신축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이다. 

 

지난달 인천에서 진행된 2개 단지의 청약 접수도 미달이 발생하는 등 올해 분양시장 역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청약을 진행한 '인천석정 한신더휴'의 경우 일반공급 139가구를 모집하는데 36명만 신청했고, 16~18일 94가구 청약 신청을 받은 '송도역 경남아너스빌'도 62명이 신청해 완판에 실패했다.

올해 인천지역 분양 예정 물량(4만1천여가구)이 지난해 물량(3만8천여가구)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청약 실패 사례가 잇따르면서 미분양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월 낙찰률 29.2%·낙찰가율 회복
응찰자 8.3명 넉달만에 2배이상 ↑
대출 완화·급매물 유찰 등 한몫


반면 지난해 바닥을 쳤던 인천 주택 경매시장은 최근 들어 기류가 달라졌다. 대한민국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9.2%로 지난해 12월(23.1%)보다 6.1%p 올랐다.

낙찰가율도 같은 기간 68.0%에서 72.8%로 4.8%p 상승해 3개월 만에 70%대를 회복했다.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응찰자 수인데, 지난해 9월 4.0명에 그쳤던 경매 응찰자가 지난달에는 8.3명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다른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을 찾으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다주택자 대상 세금 및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급매물로 나온 아파트나 수차례 유찰된 경매 주택에 대한 낙찰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집값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건설원가 상승으로 분양가가 여전히 높은 편이고, 신축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 등의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도 수요가 적은 요인으로 꼽힌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 가격 하락 요인이 적은 구축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게 특징"이라며 "다만 금리 부담이 여전히 큰 만큼 경매시장이 활황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