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인지역 아파트 입주율 73.2% '하강 곡선'

  • 입력 2023-02-14 20:43:48

지난달 인천·경기지역의 아파트 입주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신축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영향이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이 공개한 '2023년 2월 아파트입주전망지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인천·경기지역의 아파트 입주율은 73.2%를 기록해 전월 대비 3.4%p 하락했다.

입주율이란 전국 입주 대상 가구 수 대비 잔금(주택 구매 시 계약금과 중도금을 치르고 남은 금액)을 완납한 가구 수의 비율을 뜻하며, 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표다. 지난해 11월까지 80%대를 유지하던 입주율은 12월부터 70%대로 떨어지는 등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망지수' 한달사이 3.4%p 하락
'세입자 미확보' 감소 요인 분석
미분양 물량 적체도 영향 끼친듯


아파트 입주율이 감소한 요인으로는 '세입자 미확보'를 꼽는 응답이 크게 늘었다. 1월 아파트입주전망지수 조사 당시 22.0%였던 세입자 미확보 응답률은 이번 조사에서 39.6%로 17.6%p 증가했다. 반면 '기존 주택매각 지연'(56.0% → 41.7%), 잔금대출 미확보(20.0%→14.6%) 등의 응답률은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달 '1.3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 해제와 전매제한 기간 완화, 청약 시 기존주택 처분 의무 폐지 등을 내놓으면서 주택거래 제약이 많이 풀렸지만, 여전히 기준금리 부담이 큰 탓에 전세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신축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게 입주율 저하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공급 청약을 진행한 수도권 아파트의 26.5%가 3.3㎡당 2천만원 이상에 분양가가 형성됐는데, 이는 2017~2021년 평균치(14.1%)보다 12.4%p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전용면적 기준 60㎡ 이하인 소형 아파트에서 단위면적당 분양가가 2천만원 이상에 책정된 비율이 지난해 34.7%로 직전 4년간 평균치(9.5%)보다 3.7배 뛰었다.

올해도 고분양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인천·경기는 물론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는 원자재 가격이 공급 불안정으로 더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올해 완공을 앞둔 주택 물량이 많아 시멘트와 골재, 철근 등 주요 건설 자재 수요가 지난해보다 4~8%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주택물량은 감소해 국내 자재업체들이 생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수요와 공급 불일치로 가격 변동성이 커져 건설업계가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