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공공임대 청약… 소형은 시장 외면

  • 입력 2023-03-12 19:25:07

3월 들어 인천지역에서 진행된 2건의 공공임대주택 청약 결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 소형 주택 물량을 대거 투입했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8일 동인천역 파크푸르지오와 더샵 부평 센트럴시티의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특별공급 및 일반청약이 진행됐다. 2곳 모두 iH(인천도시공사)가 우선 입주권을 분양한 뒤 남은 573가구를 대상으로 지난달 23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다. 청약 결과 더샵 부평 센트럴시티 전용면적 18.70㎡는 168가구 모집에 1·2순위를 합쳐 125명이 신청해 미달이 발생했다.

동인천역 파크푸르지오 18.93㎡는 44가구를 모집하는데 1순위에서 33명이 신청해 미달했고, 2순위에서 33명이 추가로 신청해 1.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동인천·부평 분양전환 미달 속출
주택 가격 하락 시기 관심 떨어져
무순위 청약도 공실 많이 나올 듯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이란 입주자가 의무기간 임대로 거주한 뒤 기간이 끝나면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는 주택이다. 임대의무기간은 보통 5년 혹은 10년인데, 수도권은 대부분 10년 의무 기간이 설정된 주택이 공급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9년까지 인천지역에 공급된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은 7천760가구로 집계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최근 3년간 공급이 중단됐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재개됐다. 이에 따라 인천에서도 올해 첫 분양전환 임대주택 청약이 시작됐지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iH는 청약 당첨자들의 임대차 계약이 끝난 뒤 6월 중 미달한 주택의 무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iH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이 5월 중순께 완료되는데, 이 과정에서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들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남은 주택 물량을 종합해 (무순위)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면적이 작은 주택은 무순위 청약을 시행해도 공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이 1년 가까이 침체하면서, 임대주택보다는 민간 아파트 가격이 저점에 형성되는 시기를 노리는 수요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또 분양전환 시점에 고분양가가 책정된다는 문제가 수차례 불거진 것도 입주자들이 분양전환 임대주택을 선호하지 않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인천은 민간 아파트의 미분양 가구 수도 많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관심은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공급을 늘리기 위해 한정된 면적에서 규모가 작은 주택을 많이 밀어 넣는 것에 집중하는 게 문제"라며 "분양전환제도는 필요하다고 보지만, 물량을 줄이고 면적을 늘리는 등 임대주택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