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드러난 '부동산 매입'… 이천화장장 갈등 심화

  • 입력 2023-03-26 20:05:02

이천시립화장장 건립을 놓고 이천시와 여주시의 갈등이 지속되자 주민협의체를 통해 상생방안 모색(2022년 12월19일자 9면 보도=이천·여주시, 이천화장장 입지 관련 주민협의체 구성한다)에 나섰지만 부동산 매입 계약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

26일 이천시·여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김경희 이천시장과 이충우 여주시장은 송석준(이천)·김선교(여주·양평)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만나 두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이천시립화장장 건립관련 타협점을 찾기 위한 노력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천 수정리 대표들, 설치 예정지 인근 16필지 '60억 사전계약'
여주시 '주민협의체' 3명 교체 요구… 이천시 "市와 전혀 무관"


이에 양 지자체는 지난 2월부터 양측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화장장 설치예정지인 이천시 부발읍 수정리 주민대표들이 지원될 보상금을 고려해 마을 주변 부동산 매입을 사전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다.
 

2022년 3월 이천시 수정리 주민대표들이 수정교차로 인근 16필지 60억1천925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계약하면서 가계약금 1억원을 지급했다는 '수정리 2022년 대동회 결산자료'가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이에 여주시와 세종대왕면 매화리·용은리 주민들은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상생 방안을 논의하자면서 사전에 보상금을 예상해 부동산을 계약했다면 이는 여주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24일 이천시립자연장지 사무실에서 열린 이천시립화장장 갈등 관련 경기도 주관 실무협의체 1차 회의에서 여주 측 실무자들은 이 같은 '부동산 계약' 사실 여부를 확인, 강하게 항의하면서 '주민협의체'의 수정리 주민 3명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여주 측 실무자는 "전 시장들의 책임이 크다. 민선 8기 들어 상생방안을 모색하자면서 이번 사태로 인해 여주시 주민들은 상여를 메고 이천시장 면담을 요청한 상태"라며 "여주는 이천에 들러리 서지 않겠다. 이천시는 정확한 입장을 밝히고, 수정리 주민 3명 교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천 측 실무자는 "부동산 매입 계약은 지난 2월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알게 됐으며 이천시와 전혀 상관없다. 협의체 주민 교체는 수정리 주민들과 논의하겠다"며 "무조건 철회와 이전만 주장하면 주민협의체든 실무협의체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전은 힘들다. 우리는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앞서 이천시는 2020년 부발읍 수정리 산11의 1 일원을 시립화장장 사업지로 최종 선정, 해당 마을에 주민숙원사업 등 보상금 100억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시립화장장 예정지가 여주시 경계와 인접하면서 여주 세종대왕면 주민들이 철회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서인범·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