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GH 등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건설 공기업들은 주택을 지어서 임대하기도 하지만 기존 주택을 매입해서 빌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 폭등 여파로 집을 짓는 것보다 오히려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8일 LH, GH, SH가 서울·경기지역에 실시한 기존 주택 매입 임대 사업 현황 등을 분석해 발표했다.
LH는 2016~2020년 임대를 위해 기존 주택 2만6천188가구를 매입했는데 모두 5조8천38억원을 썼다. 2021~2022년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GH는 2천694가구를 사들였는데 4천949억원을 투입했다. GH의 경우 2020년엔 1가구를 매입하는데 1억7천만원가량이 들었는데, 2021년엔 2억1천만원가량이 투입됐다. 이는 2021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해 주택 매입 가격도 오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공공주택을 건설해 임대하는 것보다 매입해서 빌려주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GH가 공급하는 1천500가구 규모 임대주택의 건설원가를 살펴보니 1천351억원가량으로 나타났다. 1가구당 9천만원가량이 들어간 셈이다. 2016~2022년 GH가 임대를 위해 경기도 주택을 매입하는데 쓴 비용이 1가구당 1억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건설원가가 더 낮은 셈이다.
경실련, 2016~2022 사업현황 분석
GH 1가구 9천만원, 매입 1억 넘어
LH 7천만원 더내고 사들여 '격차'
이런 가운데 2016~2020년 경기도에서 LH가 GH보다도 매입임대주택을 1가구당 7천만원 더 비싸게 매입한 만큼, LH의 주택 건설 원가와 매입임대주택에 쓴 비용 차이는 더 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LH 등은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의 임대 공급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하는데, 이 경우 수도권에서 개발 가능한 토지를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LH 측은 "건설은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게 어렵다. 또 직주근접 등이 가능한 지역에선 건설을 위한 토지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다 신속하게,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공급하기 위해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사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건설원가 수준으로 매입 가격을 제시하면 정상적인 계약을 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매입임대사업 전반을 살펴보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GH 측은 "정부와 LH가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경우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