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송도국제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 /경인일보DB |
정부가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에 등기 여부를 공개한 가운데, 올해 1~3월 거래된 인천 아파트 중 500여 건이 여전히 미등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일보가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 인천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5천956건 중 8.7%에 해당하는 521건이 아직 등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5일 국토교통부는 실거래가 정보에 올해 1월 이후 거래된 아파트의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여부도 공개한다고 밝혔다. 등기 여부가 공개된 이후 거래 현황을 살펴보니 10곳 중 1곳가량이 미등기로 남아 있는 셈이다.
경인일보, 실거래가 정보 분석
계약서만 작성해도 현황 적용돼
국토부가 소유권 이전 등기 여부를 공개하기로 한 것은 '집값 띄우기'를 막기 위해서다. 현행 실거래가는 부동산 계약이 이뤄진 날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할 수 있는데, 거래로 인해 부동산 소유권에 변동이 생겨 부동산 등기부에 변동 사실을 기록하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않고 계약서만 작성해도 거래 사실과 거래 금액을 알릴 수 있다.
이를 악용해 특정 아파트를 최고가에 계약한 다음, 같은 단지나 인근 아파트에서 최고가에 맞춰 거래한 사례가 나오면 계약을 취소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올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계약일로부터 4개월이 지났음에도 등기가 안 된 아파트는 집값을 띄우기 위한 시세 조작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보고 있는데, 현시점에서는 올해 1~3월 중 거래됐으나 미등기로 남아있는 매물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최고가 거래 신고 이후 계약이 해제된 사례와 6개월이 지났음에도 미등기된 거래 등에 대해 지자체에 실태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4개월 지났다면 시세조작 가능성
"최고가 거래사실 살펴봐야" 조언
집값 띄우기는 부동산 시세가 과열됐던 2021년에 기승을 부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최근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아파트 거래신고 건 중 미등기 현황'을 보면, 인천은 2020년 미등기 건수가 97건에 그쳤지만 2021년에는 441건으로 4.6배나 급등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만 156건이 집계되는 등 집값이 급등하던 시점에 미등기 사례도 같이 늘었다. 시세 조작이 의심돼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은 사례도 2020년 1건에서 2021년 7건으로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올해 저점을 기록한 뒤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집값 띄우기도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등기된 시기가 길어졌다는 내용만으로 시세 조작을 의심해서는 안 되고, 해당 매물이 최고가에 거래됐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최근 등기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인 만큼, 최고가에 거래된 사실을 잘 살펴 이상 거래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