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 부동산 PF '새해 최대변수' 떠올라

  • 입력 2024-01-09 19:41:12

민주당, 태영건설발(發) 문제 토론… 전문가들, 금융위기 가능성엔 '이견'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관련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른 건설사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과 다르게 전문가들은 2024년이 부동산PF 문제가 본격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건설업계의 문제가 제2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것이냐는 데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은 9일 '부동산PF 유동성 위기와 건설사 줄도산 위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제하의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과 이광수 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가 발제했다. 김성주 의원이 좌장을 맡고 대한건설협회 이무송 부장, 대한전문건설협회 채재경 팀장, 금융투자협회 진양규 부장, 여신금융협회 백승범 부장, 저축은행중앙회 성용욱 부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김정주 연구위원과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모두 태영건설의 위기가 부동산PF 위기의 시작이라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태영건설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은 아니다. 이것이 위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고, 이 애널리스트는 "부동산PF 문제는 2022년 3월부터 시작됐는데, 정부의 만기연장으로 문제가 커지지 않았다. 본격적인 만기가 2024년에 돌아오고 리스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동산PF의 총 규모를 직접대출과 유동화 증권잔액을 합해 192조8천억원 규모로 파악하고, 금융권에서 발표한 2% 내외 연체율이 '과소계상'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상당수가 대출만기 연장으로 연명해와 채무미상환이 본격화 되면 단기적으로 금융권이 부담하게 될 부실규모가 예상에 비해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 애널리스트는 "위기는 개혁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자본금 1억원으로 레버리지 1천%를 내 사업한다. 사업을 분석하지 않고 운에 맡기는 도덕적 해이를 놔둬선 안 된다. 건설산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동산 PF 문제가 한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오거나 문제가 될 가능성이 낮다"며 "외려 담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동산PF 위기 연착륙을 위해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혜택을 제안했으나, 이 애널리스트는 건설사를 돕는 대신 공공주택으로 매입해 공공주택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대책을 제시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