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도로 없는 운연역 대책 없는 남동구] 개통해도 서창주민 이용못해 (상)

역사만 완공되면 뭐하나
'위험천만 연결로' 근심
  • 김명래 기자
  • 발행일 2016-04-28
운연역 개통해도 서창지구 주민 이용 못할판
인천도시철도 2호선 운연역이 오는 7월 말 개통하지만 주민 이용 편의를 도모하는 행정은 마비된 상황이다. 사진은 서창1지구에서 운연역을 연결하는 현황도로 모습으로 멀리 보이는 건물은 도시철도 차량기지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3~4m 좁은농로 유일한 통로
CCTV없는데다 묘지 '으스스'
착공계획 無 버스신설 까마득
LH 도로도 도보 30분이나 걸려
7월중 개통 '대형민원' 불보듯


인천도시철도 2호선 종점인 운연역 개통이 두 달 정도 남았지만 남동구는 역사와 서창1·2지구를 연결하는 도로 개설 공사의 착공 시기조차 잡지 못했다. 연결도로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건설될 지 모르니 버스 노선 신설은 까마득한 일이다.

오는 7월 하순 운연역이 개통하면 서창지구에서 '대형 민원'이 발생할 것이 뻔한데, 관계 기관 중 어느 곳도 주민 이용 편의를 높이는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경인일보는 서창지구 주민을 위해 만들었다는 운연역이 제 기능을 못할 위기에 처한 실태와 원인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밤에 여성과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인지, 구청 공무원들이 한 번 와보라고 해보세요!"

26일 오전 9시30분쯤 서창1지구 서창자이아파트 근처에서 만난 30대 주부는 '운연역 개통'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서창1지구와 운연역을 걸어서 오가려면 폭 3~4m의 농로(현황도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른 새벽이나 밤에는 이 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곧 개통할 도시철도 2호선 운연역을 이용하려면 걸어서 농로를 통과하는 방법밖에 없다. 서창자이아파트 동측으로 난 약 900m의 길인데 차량 교행이 불가능할만큼 좁다. 농로 중간쯤 야트막한 언덕길(매사리고개) 옆은 공동묘지다.

시신을 묘지까지 옮기는 상여 도구를 보관한 컨테이너 창고 2개가 녹슨 채 방치돼 있다. 900m 농로에 보안등은 불규칙하게 설치된 6대뿐이었다. 매사리고개 ~ 운연역 구간에는 아예 보안등이 없다. 이 길에는 비닐하우스 재배 농가가 절도 예방용으로 설치한 것을 제외하면 CCTV도 없다.

농로의 일부 구간은 포장된 도로가 심하게 훼손됐고, 아예 포장이 안 된 흙길 구간도 있었다. 남동구는 개통을 얼마 안 남긴 최근에서야 이 농로에 대한 현황 조사를 시작했다.

서창2지구 주민들도 곧 개통할 운연역을 이용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창2지구 사업시행자인 LH가 운연역~서창2지구 연결도로를 곧 개통할 예정이지만, 이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가 한대 뿐이다. 걸어서 가려고 해도 30분 이상 거리다. 차를 가져가 환승하려고 해도 주차장이 없어 불가능하다.

하지만 남동구와 LH를 비롯한 어떤 기관도 운연역을 이용하는 서창2지구 주민의 편의를 도모하거나 보행자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부터 서창1지구에 살고 있다는 김효중(39) 씨는 "다들 운연역이 개통하면 당연히 연결도로와 버스가 생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개통 이후 불만이 한꺼번에 터질 게 뻔하다"며 "전철역을 만들어놓고 정작 주민이 이용할 수 없게 만드는 행정을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달 말 기준 서창 1·2지구는 1만5천392세대, 4만1천263명이 거주하고 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