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11만원 → 236만원 껑충
SPC "市 협약 위반 자본금 소진"
기반공사 재원 마련 약속도 어겨
총 사업비 6천400억원 규모의 인천로봇랜드 사업이 8년째 공회전하게 된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높은 땅값과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사업계획 등이 꼽힌다.
땅값은 비싼데, 토지이용계획은 테마파크 등 수익성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로 짜여 있다 보니 사업추진이 안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인천시가 내놓은 자본금 80억여원(총 자본금 160억원)만 소진되는 결과를 낳았다.
인천로봇랜드 사업을 추진하던 SPC(특수목적법인) (주)인천로봇랜드와 이곳 민간주주사 등에 따르면 인천로봇랜드 부지(76만7천286㎡)의 매립 조성원가는 3.3㎡당 11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이 땅의 가격은 인천도시공사에 출자되는 과정에서 3.3㎡당 평균 236만원으로 21배가량 높아졌다.
인천시와 인천로봇랜드 주주사 등이 지난 2009년 6월 체결한 기본합의서와 주주간협약서를 보면 시는 조성원가를 반영한 자연녹지상태 감정가로 인천도시공사에 출자하기로 했다. 해당 부지는 출자가격을 고려한 감정가격으로 SPC에 사업부지를 매각 또는 임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SPC설립 이후 인천시는 해당 부지를 조성원가의 21배에 달하는 5천482억원에 도시공사에 출자했다.
SPC 민간주주사는 "인천시가 이 과정에서 상업용지 등 용도별로 감정평가를 하면서 '자연녹지상태에서 감정한다'는 협약 내용을 위반했고, 이로인해 땅값이 비싸지면서 로봇랜드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한다.
인천로봇랜드 사업부지 대부분이 유원시설(34만3천950㎡, 테마파크·워터파크 등), 기반시설(24만8천580㎡, 도로·공원·녹지·주차장 등) 용도라 해당 땅값으로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구조다.
SPC 민간주주사 관계자는 "출자이후 도시공사에서는 부채비율 등을 이유로 출자가격 미만으로는 땅을 매각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투자협상 자체가 진전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2012년에는 SPC 등과 합의약정서를 체결하고 당시 송영길 시장 임기 안에 기반조성공사 사업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도 않았다.
테마파크 조성재원을 시와 (주)인천로봇랜드가 부대수익시설용지 매각 등 여러 방법을 통해 마련한다는 약속도 이행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인천로봇랜드 조성실행계획'에 명시한 내용조차 지키지 않았다. 2013년과 2014년 증자를 통해 SPC 총 자본금을 500억원(국·시비 230억원)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증자가 진행되지 않아 SPC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됐다.
SPC 주주사 관계자는 "인천시가 협약내용을 지키지 않으면서 사업추진이 불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결국 8년이라는 시간만 보내고 자본금을 모두 소진하게 된 것으로 모든 귀책사유는 시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시가 잘한 것은 없지만, 모든 귀책사유가 인천시에 있다거나 협약을 위반했다는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