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무산땐 민간대출 보장부담
위험대비 임대사업자 모니터링도인천도시공사가 인천 부평구(십정2)와 동구(송림초교)에서 추진되는 1조원대 뉴스테이 사업의 총괄 책임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도시공사는 앞으로 사업의 부실가능성을 차단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십정2 뉴스테이 사업 추진과정에서 부실한 사업구조에 대한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수의계약 방식으로 주요 용역업체를 모두 선정했고, 2개 사업장에 중복해 설계업체로 들어가 있는 업체는 지난해 설립된 신생법인이라 설계부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도시공사는 이 같은 지적에 따라 3차원으로 건설·건축관련 정보를 모델링하는 BIM(빌딩정보모델링)을 도입해 부실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전문 건축설계사무소가 BIM 데이터를 구축해 도시공사와 십정2 뉴스테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 공유하게 된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공동주택에 BIM을 적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지만 십정2의 경우 사업장의 경사도가 심하고 초고층(49층) 건물을 건립해야 해 전문설계사무소에 용역을 줘 BIM을 도입하기로 했다. BIM은 보통 2차원 평면으로 하던 설계를 3차원으로 하고 이를 쪼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설계 업체에 대한 우려도 나온 만큼 BIM을 도입해 부실설계가 이뤄지지 않도록 시공사와 '크로스 체크'를 하겠다"고 말했다.
도시공사는 십정2와 송림초교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임대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사업이 지연·무산될 경우에도 민간의 대출원리금 전액을 보장하는 위험 부담을 지고 있다. 공사는 이 같은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사업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추진한다.
도시공사 등 뉴스테이사업 관계기관 정례회의에 민간임대사업자를 참석하도록 해 뉴스테이 부동산펀드 구성 등 진행사항을 확인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십정2 뉴스테이 사업의 경우 오는 10월께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시기에 맞춰 민간임대사업자는 십정2 전체 5천700세대 규모 아파트 가운데 일반분양분·공공임대 물량을 제외한 세대(3천600세대로 추정)를 매입할 부동산펀드를 구성해야 한다.
만약 민간임대사업자가 제때 펀드구성을 못 할 경우 도시공사는 민간에서 받은 계약금 2천억원을 돌려줘야 한다. 이 같은 위험이 도래할 때까지 공사는 지켜보고만 있지 않고, 지속해서 추진 상황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도시공사는 뉴스테이 사업추진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등에 제도개선 건의도 할 계획이다. 십정2 사업은 국내 최초로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뉴스테이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뉴스테이에 부동산펀드 방식을 도입한 것도 십정2가 국내 최초 사례다. 현재 관련법이나 규정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중앙부처 유권해석이나 법무법인의 법률자문에 의지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다 보니 사업 신뢰성·투명성 확보 등에 어려움이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하다.
십정2 주민대표회의 이찬구 위원장은 "그동안 사업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졌고, 심지어는 사업추진 중단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주민을 위해서 각종 불안한 부분을 개선한 것이 고맙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