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LH '아스콘 공장' 대립

4천여가구 고천지구 불과 50여m
市, 편입·보상안등 대책 재차 촉구
LH "환경 평가 문제없었다" 고수
  • 김순기 기자
  • 발행일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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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와 암환자 발생 의심 등으로 논란이 일면서 의와시와 LH간의 마찰까지 빚어지고 있는 의왕시 아스콘공장 전경. /경인일보DB
 

'고천 공공주택지구(고천지구)' 개발 사업을 공동추진하는 의왕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악취 민원·암 유발 의심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아스콘 공장 문제(경인일보 11월 25일자 1면보도)를 놓고 정면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스콘 공장 인근에 위치한 목련·백한 아파트 주민들은 올 들어 20여차례에 걸쳐 악취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50여m 거리에 있는 의왕경찰서에서는 암환자가 잇따라 발생, 직원들은 아스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대기오염물질 등을 의심하고 있고 경찰청이 직접 대책 마련에 나섰다.

논란의 중심에 선 아스콘 공장과 '고천 지구'의 거리는 50여m에 불과해 향후 입주자들도 악취 고충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시는 LH 측에 아스콘 공장을 지구 내로 편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LH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자칫 사업 자제가 차질을 빚을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8일 의왕시에 따르면 고천동 시청 주변 54만4천㎡를 개발하는 '고천지구'사업에는 총 5천728억원이 투입돼 행복주택 2천200가구를 포함한 4천374가구가 들어선다.

시는 행정타운, 거주단지, 문화·상업지역을 복합 개발해 명실상부한 시의 허브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내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9월부터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악취 민원·암 발생 의심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아스콘 공장으로 인해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쳤다. 시는 당초 LH 측과 환경영향 평가 협의때 아스콘 공장을 사업 지구에 편입시키거나 저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LH 측은 이에 아스콘 공장과 사업 지구 사이에 완충녹지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지난 10일 H 아스콘 공장에 대한 경인일보의 첫 보도 이후 타 신문·방송사의 취재·보도가 잇따르자 지난 18일 LH 측에 공문을 보내 '편입' 등의 대책 마련을 재차 촉구했다.

시는 공문에서 "고천공공주택지구 내에 근무·거주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편입 또는 보상방안을 적극 수립해 입주민의 피해를 방지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LH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방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환경평가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상황"이라고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28일 진행된 '2016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의왕시의회 의원들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상호 의원은 "시민 건강은 물론 아파트 분양과도 관련된 문제인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관계자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행정력을 집중해 지속적으로 LH 등 관계기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왕/김순기기자 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