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군포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측이 제기한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패소해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가 본격화(경인일보 12월 23일자 1면 보도)되자 경기도가 곧바로 경기도교육청에 학교용지부담금을 포함한 학교용지매입비 반환을 요청했다.
도내 지자체가 하루 최대 1천400만원의 이자를 포함한 수백억원을 돌려줘야 하는 시급한 문제이지만 도와 도교육청 간 갈등으로 번질 조짐도 보여 연정을 통한 해결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25일 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는 지난 23일 도교육청에 "학교용지매입비 전출액(50%)을 즉시 반환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여 회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판결에 따라 도가 학교용지매입비 분담 주체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또 도는 공문에 성남시 판결문과 함께 LH로부터 징수한 도내 8개시 보금자리주택지구 11곳 현황도 첨부했다. 이날은 판결에 따라 연 20%의 이자가 적용된 첫날이다. 징수한 학교용지부담금 원금은 250억원 상당이며 판결에 따른 하루 이자만 1천400만원에 이른다.
도교육청은 도의 요청에 당황하는 한편 교육부의 대안 제시를 촉구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도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잠시 틈도 없이 행정절차가 시작돼 당황스럽다.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할지 보고 있다"며 "사실상 중앙정부의 조치가 없는 한 사태해결은 불가능한 만큼 교육부가 하루 속히 움직임을 보이길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앙정부의 법률 미정비로 인해 발생된 사태가 도-도교육청간의 갈등만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도가 판결을 이유로 올해 학교용지매입비를 전출하지 않을 수도 있어, 매년 반복되다가 2기 연정이 시작되면서 수그러든 도-도교육청 갈등 양상이 한층 더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도 관계자는 "학교용지매입비 반환요청은 판결에 따라 필요에 의해 보낸 것"이라며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도-도교육청-지자체 간의 머리를 맞대는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조윤영·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