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시설 민간투자자 찾지못해
9월 오픈예정 지원센터·연구소
입주기업 없이 건물만 덩그러니
市 "산자부 설득여부에 달렸다"인천시가 10년 가까이 정체상태인 인천로봇랜드 조성사업 새판짜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는 이달 중 특수목적법인(SPC)인 (주)인천로봇랜드와 사업 위수탁 협약을 다시 체결하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운영할 계획인 로봇산업지원센터 등 공익시설이 입주기업을 찾지 못해 '개점휴업'이 우려되는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인천로봇랜드는 서구 청라경제자유구역 내 76만7천286㎡ 부지에 로봇산업진흥시설(공익시설), 테마파크 등 유원시설, 상업시설, 호텔 등 '복합로봇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국·시비 1천190억원, 민간투자 5천514억원 등 6천704억원이다.
사업 초기에는 40층 높이의 '로봇태권브이타워' 등 랜드마크를 포함한 테마파크 조성 등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올 6월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인 공익시설 건물 2동만 덩그러니 세워지게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테마파크는 시설 등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투입한 뒤 장기간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라며 "10년 전 세운 로봇랜드 테마파크 계획은 전국 곳곳에 테마파크가 들어서는 현재 시점에선 사업성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인천시와 SPC는 총 사업면적의 44.8%인 34만3천950㎡에 달하는 테마파크 부지를 줄이고, 로봇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준공업용지를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 분양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테마파크를 얼마나 줄일지는 SPC와 협의하고, 조성실행계획(사업계획) 변경 용역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며 "조성실행계획을 승인하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인천로봇랜드 수익시설 조성사업 지연으로 올 9월 문을 열 계획인 23층짜리 로봇산업지원센터와 5층짜리 로봇연구소 등 공익시설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공익시설에는 50여 개 로봇관련 기업이나 연구소가 입주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도 입주의사를 밝힌 기업은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로봇연구소에 분소(사무소)를 두기로 한 카이스트(KAIST)도 '로봇랜드 활성화 이후'로 입주를 유보한 상태다.
공익시설 운영을 담당하는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관계자는 "로봇산업지원센터와 로봇연구소 등 건물 2동밖에 없는 인천로봇랜드에 기업을 유치하는 데에 현재로선 어려움이 많아 개소 시기를 내년 초로 늦추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입주기업에 대해선 임대료 인하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