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부동산 대책 발표에 따라 움츠를 것으로 예상됐던 수도권 청약 시장은 도리어 불이 붙는 모습이다.
이번 부동산 대책이 서울 강남과 재건축 지역 제한에 집중되면서 풍선효과로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부동산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강남과 재건축 지역은 관망세가 이어지며 호가가 수 천 만원이 하락하는 등 진정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23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판교더샵퍼스트파크'는 이날 하루에만 1만7천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고, 주말까지 사흘간 약 5만여명이 다녀갔다.
오픈 첫날 오전 10시 30분 모델하우스 개관에도 불구하고 오전 7시부터 입장 대기자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한 때 500m 넘게 줄을 서기도 했다.
대기 시간만 최소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됐지만 대기자 줄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입장 후에도 청약 설명을 듣기 위한 대기자와 전용면적별 내부 디자인을 관람하는 줄도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도 뜨거운 청약 열기를 막기에는 역부족했다.
분양 관계자는 "판교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4년 만 인데다 판교 첫 입주가 시작된 지 10년이 넘어 갈아타려는 실수요자가 많이 몰린 것 같다"며 "청약조정지역 인데다 6·19 대책 발표가 예정돼 있어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고양항동지구 중흥S-클래스'와 '군포 송정 금강핸테리움 센트럴파크'에도 첫날에만 5~7천여명이 다녀갔고 주말까지 2~3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청약 시장은 6·19 부동산 대책을 빗겨가는 모습이었다.
분양 업계 관계자들은 "청약조정대상지역이라 하더라도 분양권 전매 제한이 1년 6개월로 제한되고, 강화되는 대출규제(DTI·LTV)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6·19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서울 강남과 재건축 시장 등 기존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투기 단속으로 중개업소가 문을 닫았고, 재건축과 기존 아파트, 재개발 지분 등 뚜렷한 가격 변화 없이 급증하던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양새다.
이미 호가는 수천만원 가량 하락했다. 강남지역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대책 발표 이후 팔려는 사람들의 연락은 오는데 사겠다는 문의가 없어 정상적 영업이 이뤄지면 수천만 원 가량 내려갈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