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원, 줄잇는 집단고사 '부실시공' 의혹

  • 윤설아 기자
  • 발행일 2017-07-03 제23면

SK건설 '인천 SK 스카이뷰'
조성녹지·공원서 하자 속출
현장조사 빗물배수문제 확인
준공 맞추려 작업 강행 의심


SK건설이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의무적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한 공원(완충녹지)에서 수백 그루의 나무가 고사한 것(6월 30일 자 19면 보도)에 이어 해당 공원 반대편의 제2용정근린공원에서도 100여 그루의 나무가 말라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부채납한 공원의 절반 이상에서 하자가 나면서 전반적인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남구와 SK건설, SK임업 등에 따르면 SK건설이 남구 용현·학익동에 인천SK스카이뷰 아파트를 지으면서 조성한 공원·녹지 8만2천여㎡ 중 4만6천여㎡의 완충녹지에서 500여 그루의 나무가 고사한 데 이어 2만9천여㎡의 제2용정근린공원에서도 나무 100여 그루가 말라 죽어 최근 하자·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 찾아간 제2용정근린공원은 스트로브잣나무, 산딸나무, 영산홍 등 나무가 모두 색이 바래 죽어 있거나 잎이 말라 뒤틀어져 있었다. 가뭄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아파트 내 조경시설이나 인근 제1용정근린공원과 인하대학교 캠퍼스의 나무들은 대체로 잎을 푸르게 피우고 있어 크게 대조를 보였다.

SK건설은 지난해 3천971세대에 달하는 택지를 준공하면서 공원녹지법에 따라 제2용정공원, 도담어린이공원, 다솜어린이공원, 완충녹지 등 4곳에 8만2천여㎡ 규모의 공원·녹지 공간을 조성해 남구청에 기부채납했다. 조성공사는 SK임업이 맡아 진행했다. 그러나 이중 7만5천여㎡에서 '하자'가 발생했다.

실제로 SK임업이 지난 4월 남구와 함께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지역에서 배수가 잘 되지 않아 비가 오면 물이 스며들지 않고 땅에 고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물이 땅에 흡수되지 않고 고이면 나무 뿌리가 썩는데 특히 물에 약한 수종이거나 뿌리가 굵지 않은 어린나무일수록 고사하기 쉽다.

토질과 수종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공원을 조성했을 수 있다는 대목이다.

또한 SK건설·임업이 아파트 준공 시점인 지난해 9월에 맞추기 위해 한여름에 공원을 조성한 것도 하자 발생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경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나무 식재는 한여름이나 한겨울을 피하고, 이 경우 더 까다로운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며 "조경 관리에 소홀하면서 어린나무들이 뿌리를 채 내리지 못하고 말라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K임업 측은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기 어렵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공원) 여름 준공이며, 뿌리 내리기 전까지 조경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반에 물이 고이거나 염분 등 토양 문제도 있을 것으로 보고 알맞은 수종을 다시 선택해 심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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