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경기도 '버스준공영제' 장·단점은]자본논리보단 공익우선 '대안' 연 수백억 혈세 투입 '감수'

  • 황성규 기자
  • 발행일 2017-07-25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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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부터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에서 실시할 예정인 '버스준공영제'와 관련해 근로여건 개선, 예산 충당문제 등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24일 오후 경기도내 한 직행좌석버스 차고지에서 한 운전기사가 운행준비를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철도·지하철 등 국가·지자체 소유 '공영제' 높은 재정부담 걸림돌
업체 운영 유지하며 노선 설정·근로 관리 지자체 행사 '준공영제'
道광역버스 35곳중 11곳 참여… 수원 등 19개 시·군 불참 과제로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에서 광역버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인해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경기도는 버스준공영제를 대안으로 내놨으며 올해 12월부터 일부 노선에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버스준공영제란


버스공영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민간 업체 대신 지자체나 국가가 모든 버스를 소유하고 직접 운영하면서 관리·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것.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철도나 지하철 등이 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어, 대안으로 버스준공영제가 등장했다. 버스준공영제는 말 그대로 공영제에 준하는 형태를 뜻하며, 기존 민간 업체들이 운영하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송 수익금을 지자체가 관리·배분하는 개념이다.

업체들은 운행 편수 등 사전에 합의된 실적에 따라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게 되며,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지자체가 이를 보존해주게 된다. 특히 버스 노선 설정과 근로자 관리 등 업체가 갖고 있던 전반적인 운영 권한을 지자체가 행사하게 된다.

■ 도입 이후 어떻게 달라지나

버스준공영제가 도입되면 수요가 있음에도 수익성을 이유로 업체들이 꺼려 왔던 노선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자본의 논리보다 공익성이 우선시된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운전기사들의 근로 환경이 크게 개선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앞서 준공영제를 도입한 서울시의 경우 1일 2교대를 통한 주5일 근무에 하루 근무도 8~9시간 수준이며, 운전기사들에게 공무원 수준의 복지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격일 근무에 하루 평균 17시간을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경기도와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급여도 한 달 기준 100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공짜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연간 수백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예산이 혈세로 투입된다는 점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앞서 준공영제를 도입한 지자체의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각종 폐해도 우려된다. 지자체가 적자 분을 보전해주는 점을 악용해 업체가 적자 폭을 늘려 보조금을 더 받는 등의 술수를 비롯해 권한이 커진 지자체와 업체 간 각종 유착 폐해를 차단할 수 있는 방어막도 필요하다.

■ 완전 시행은 언제쯤

준공영제가 부분 시행되는 점은 우려로 남는다. 수원과 성남 등 대도시를 포함한 19개 지자체에서 크게 참여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는 올해 말까지 꾸준히 설득해 간다는 방침이지만, 도가 재정 부담률을 높이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감당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실정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도가 제안해놓고 지자체에 막대한 예산을 분담하자고 하면 누가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광역버스를 다루는 도내 35개 업체 중 이번에 참여하는 곳은 경원여객과 김포운수 등 11개 업체다. 준공영제가 일부 시행될 경우 업체별 운영 방식 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처우에도 큰 편차가 발생, 혼란이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다음 달 중으로 제도 도입에 관한 용역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나머지 지자체의 참여를 꾸준히 설득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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