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인천 남항 중고차 클러스터 조성, 엇갈린 민·관]"교통난·환경 피해 혐오시설"… "지역경제 활성화 도움 될 것"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7-07-31 제7면

내항 5부두 가까워 선적작업 최적
시·항만公 주민간담회 거센 반발
"송도단지 무질서 운영 탓 오해"


인천 남항 배후단지에 중고자동차 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 주민들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며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대규모 중고차 매매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난과 환경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중고차 물류 클러스터는 또 다른 환경 재앙.

지난 27일 오후 7시 인천 중구 연안동주민센터에서 '남항 친환경·최첨단 자동차 물류클러스터 조성사업 주민 간담회'가 열렸다. 인천시와 항만공사가 주민들에게 사업계획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였다.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센 점을 고려하면, 주민들을 설득해보겠다는 취지가 컸다.

예상대로 주민 반발은 거셌고, 간담회는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주민 간담회에 참석한 '라이프 아파트' 주민 대표들은 '자동차 클러스터란 이름의 중고차 매매단지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라이프 아파트는 중고차 물류클러스터 사업 대상지 인근에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인천시는 10여 년 동안 연안동 주민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고 공약했지만, 고통만 안겨주고 있다"며 "주민 반대에도 추진되는 중고차 매매단지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와 항만공사는 2025년까지 인천 남항 배후단지(중구 항동7가 82-7 일원 39만 6천㎡)에 중고차 물류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중고차 판매·경매장, 검사장, 정비장, 자원재생센터, 주차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들은 중고차 물류클러스터로 교통난과 환경 피해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라이프 아파트' 부녀회 안희자 수석부위원장은 "다른 지역 주민들도 반발해 이전하는 시설을 왜 우리 동네에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지금도 이곳 주민들은 석탄부두 등 항만 물류시설에서 나오는 먼지와 매연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또 "중고차 클러스터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내세워 혐오시설을 만들려는 인천시와 항만공사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구청과 중구의회도 중고차 물류클러스터 조성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고차 물류클러스터 반드시 필요.

인천시와 항만공사는 중고차 물류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남항 배후단지는 중고차 선적이 이뤄지는 인천 내항 5부두와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수출된 중고차는 19만 7천 대로, 국내 전체 중고차 수출 물량의 86.2%를 차지했다. 하지만 옛 송도유원지에 위치한 중고차 수출단지는 무질서한 운영으로 지역 주민의 이전 요구가 커지는 등 인천 지역의 중고차 수출 환경은 열악한 실정이다.

인천시와 항만공사는 중고차 물류클러스터 조성으로 1천억 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와 57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차량 통행량도 연간 16만 대에서 4만 대 수준으로 줄어들어 주민들이 걱정하는 교통 체증이 오히려 완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유원지에 있는 중고차 수출단지가 무질서하게 운영되다 보니 주민들이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간담회에서 주민들에게 사업 내용을 설명했고,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민들의 우려와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지역 일각에서는 중고차 물류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개발이익 지역사회기금으로 활용', '주민 우선 채용'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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