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보다 비싼 '따복하우스', 집값 부담 덜어주기 맞나?

  • 강기정 기자
  • 발행일 2017-08-18
수원 광교신도시 빼고 관양·진안
인근 오피스텔·신축 빌라와 '비교'
면적대비 보증금·임대료 싸지 않아
경기도시공사 "단순 비교 어려워"


'경기도형 행복주택' 따복하우스가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주변에 있는 주택보다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사회초년생·신혼부부들의 집값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가장 큰 이점이 무색해지는 것이다.

17일 도와 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1호 따복하우스인 수원 광교·안양 관양·화성 진안 1·2 따복하우스는 올해 말과 내년 초 잇따라 입주가 예정돼있다. 따복하우스는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만 입주 가능한 안양 관양 따복하우스의 36㎡ 주택 보증금은 계약금 포함 6천465만원, 월 임대료는 32만3천250원이다. 보증금은 최대 9천665만원까지 올릴 수 있는데, 이 경우 월세는 16만3천250원으로 낮아진다. 반대로 보증금을 3천265만원으로 낮추면 월세는 42만9천원으로 오른다.

올해 3월 1호 따복하우스 4개 지구에 대해선 입주자 모집을 마친 가운데, 집값이 비싼 수원 광교신도시를 제외하고 나머지 따복하우스는 주택 면적과 주변 지역 임대료를 비교하면 따복하우스가 집값 면에서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관양동의 한 오피스텔은 따복하우스보다 1.5배 정도 넓지만 보증금은 1천만원, 임대료는 55만원 선이다. 비슷한 면적의 신축 빌라 전세는 2억원선에 구할 수 있다.

이에 한 임대주택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안양 관양 따복하우스에 당첨됐는데 최근 이율을 따져보면 거의 2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빌릴 수 있다. 관양동 신축 빌라 전세도 가능하다"며 "계약 해지로 기울었다"고 토로하는 글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화성 진안2 따복하우스는 17㎡에 보증금 1천872만원, 월세 15만6천원이다. 역시 진안동에서 따복하우스보다 면적이 넓은 원룸을 보증금 200만원, 월세 25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따복하우스를 비롯해 임대주택 입주를 검토 중인 사회초년생 안모(28) 씨는 "시세에 비해 저렴한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따복하우스의 보증금과 임대료는 경기도시공사에서 책정한다. 감정 평가를 거쳐 '주변 시세'의 기준 금액을 정한 후 신혼부부용은 해당 금액의 80%, 고령자용은 76%, 사회초년생용은 70%, 대학생용은 68%에 공급한다는 게 도시공사의 설명이다.

실제 임대료가 주변 시세와 비교했을 때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에 도시공사 측은 "주택의 상태 등에 따라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따복하우스는 주민들을 위한 공동 공간을 제공하고 보증금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등 여러 이점이 있다. 이런 부분을 높이 평가해 입주를 희망하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