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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평택 국제대교 공사 상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들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조사위 관계자는 "사고 전 소음을 들었다는 목격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을 찾아 원인 분석에 참고할 증언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교량 붕괴사고의 경우 (상판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것이 보통이어서 사고 전 소음이 발생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목격자 증언을 취합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케이블연결 전문 C&SC에 하도급
외국인 노동자 많아 의사소통 문제 지적
서해대교 등 사망사고·부실 '전력'
대림산업 '품질관리 능력' 도마위'도미노 현상'을 보이며 상판이 잇따라 무너져내린 '평택국제대교 붕괴사고'가 시공업체의 경험 부족과 높은 외국인 노동자 비율에서 비롯된 의사소통 문제에 따른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교량공사 과정에서 또다시 안전사고를 일으킨 대림산업의 품질관리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28일 평택시와 대림산업, (주)C&SC 등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평택호 횡단도로 건설사업'을 시공하며 사업의 핵심인 압출공법(ILM) 공정을 C&SC에 하도급했다. 압출공법은 상판을 교량의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밀어내는 방식으로, 공기가 짧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C&SC는 ILM 공정으로 평택국제대교처럼 대규모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C&SC는 주로 교량용 케이블, 보도교 케이블 연결에 관한 공사를 해왔다는 것이 시와 대림산업, 보험회사 등의 설명이다.
보험회사 관계자는 "기둥, 상판, 케이블 등 분야별로 하도급 업체가 선정되는데, C&SC는 주로 케이블 관련 공사를 맡아온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C&SC는 홈페이지의 사업실적 부문에 부산항대교, 군장대교 등의 케이블 관련 경력을 주로 내세운 반면 ILM 활용 경력은 찾기 어려웠다.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높았던 점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정교함이 필요한 작업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지시 미시행 등에 따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C&SC 관계자는 "(60여명의 노동자 중) 미얀마 국적 노동자가 30여명 투입돼 미얀마어로 쓰인 표지판을 출입구·작업장·화장실 등 곳곳에 배치했지만, 한국어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통역사는 배치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림산업의 품질관리 능력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1999년 5월 대림산업이 시공한 서해대교 설치 공사 중 상판 관련 공정에서 구조물이 추락해 노동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 안전담당자를 배치하지 않는 등의 혐의로 대림산업 공사 담당자를 체포했다.
또 지난 2014년 10월 전라남도 여수시의 이순신대교 설치 공사의 경우 완공 후 상판이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구조물 6곳에 균열이 생겨 긴급보수에 나서기도 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C&SC 측이 ILM 공정으로 대형 교량공사를 진행한 경험은 없지만, 하도급 계약 당시 C&SC의 ILM 기술자 보유 여부는 확인했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으로 재발을 방지하고 하루 빨리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호·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