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영종도 오성산 공원 조성 예타조사 최종보고회]"경제성·수익성 떨어져" "공공시설, 따질 대상 아냐" 분분

  • 홍현기 기자
  • 발행일 2017-09-01
사업비용 대비 편익값 0.21~0.23으로 기준 '1' 못 미쳐
인천시, 복원조건 절토 허가 "공항공사 약속대로 해야"


인천공항 2단계 사업으로 절토(切土)된 영종도 오성산에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의 경제성 및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공공시설인 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경제성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약속한 대로 870억 원을 투입해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는 최종보고서가 나온 뒤 추진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성산 공원 조성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 관한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KDI는 오성산 공원 조성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0.21~0.23이라고 했다.

수익성지수(PI)는 0.11(협의), 0.14(광의)가 나왔다. B/C 값과 PI의 경우 '1'을 넘어야 경제성 또는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본다. KDI는 오성산 공원 조성사업의 경제성·수익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본 셈이다.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는 국토교통부 요구로 이뤄졌다. 오성산 공원 조성 사업비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기준에 해당하는 '500억 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공원 조성사업의 경제성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했다. 시는 공항공사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도 '반대 입장'을 전했지만, 공항공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는 공항공사가 약속한 대로 870억 원을 투입해 공원 조성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항공사는 지난 2003~2006년 인천공항 2단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오성산(당시 높이 172m)을 깎았다. 3·4활주로 조성에 필요한 흙을 확보하고,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돕기 위해서다.

당시 공항공사는 오성산을 공원으로 복원해 시민에 개방한다는 조건으로 인천시로부터 절토 허가를 받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이미 약속된 공원 조성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 의도 자체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약속대로 공원 조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

공항공사는 최종보고서가 나온 뒤 관련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공항공사는 KDI에 특정 결론을 내려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성 확보 차원에서 사업비 축소, 수익시설 확대 등이 검토될 수 있지만, 인천시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 내부에서는 절토된 산에 다시 수백억 원의 돈을 들여 공원을 조성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주민에게 혜택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통 환경이 좋지 않은 탓에 공원 이용객이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아직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 최종보고서가 나오면 추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