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셋값, 정부규제 통했다

재건축 위축·입주물량 확대
경기 0.02·인천 0.06% 상승
주간 0.03%↑ 안정세 유지
  • 최규원 기자
  • 발행일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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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수도권 전세 가격까지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 전세 수요가 늘어 전셋값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재건축 위축과 입주물량 확대 등에 힘입어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였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둘째주(9월 11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주간 전세 가격 상승률은 0.03%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인 7월말(7월 31일 기준) 주간 상승률(0.06%)의 절반 수준이다.

경기도가 수도권에서 가장 낮은 0.02%의 전셋값 상승률을 나타낸 것을 비롯해, 서울(0.04%)과 인천(0.06%)이 모두 안정된 수준을 유지했다. 전셋값 안정은 대규모 재건축 추진에 따라 아파트 매매가·전셋값 상승의 근원지로 떠올랐던 서울 강남·강동 일대와 경기도 인접지역 일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은 7월말 전셋값 주간 상승률이 강동구 0.45%를 비롯해 강남구(0.22%), 관악구(0.22%), 송파구(0.19%) 등에서 높게 나타났지만, 지난주에는 강동구와 강남구가 0.12%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0.1% 미만 상승률을 나타냈다.

경기도 역시 7월말에 하남시 0.33%, 성남 분당구 0.26%, 부천시 0.15%, 광명시 0.13% 등 서울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전셋값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9월 둘째주에는 하남시 0.05%, 분당 0.14%, 부천시 0.08%, 광명시 0.11% 등으로 안정을 찾았다.

인천도 9월 둘째주에 남구가 0.12%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는 모두 0.1% 미만의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의 전셋값 상승률은 수도권 보다도 낮은 0.01%를 나타냈다. 세종(0.16%)과 전북·강원(0.09%) 등 일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충남(-0.17%)과 경남(-0.16%) 등이 하락하며 상쇄했다. ┃그래픽 참조

한국감정원은 "가을이사철을 맞아 거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국지적으로 상승했으나, 전체적으로 수도권과 지방 모두 신규 입주 예정 물량이 크게 증가해 전세 공급이 늘어나며 낮은 상승률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