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서민 내집 마련 꿈 깬 LH "아파트 장사" 비난

운정신도시 '반값 공급' 약속파기 이어 인기평형 늘려
승인때와 달라… 주민들 "주거안정 기여 취지 퇴색돼"
  • 이종태 기자
  • 발행일 2017-11-23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파주 운정신도시에 공급하기로 한 '반값아파트' 약속을 파기(11월 17일자 17면 보도)한 가운데, 사업변경을 통해 일반분양 선호도가 높은 평형대 아파트를 대거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GTX 등 교통 호재를 틈타 주변 아파트분양이 성공하면서 LH도 한 번에 분양을 끝내고 손을 털기 위한 '아파트 장사'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저버린 행위라는 지적이다.

22일 LH와 주민들에 따르면 LH는 운정신도시 동패동 A26 블록 19만680㎡에 '토지임대부' 방식의 600만 원대 '반값아파트'를 공급하려다 갑자기 1천100만 원대 일반분양아파트로 전환했다. 이 아파트는 현대산업개발이 건설해 '아이파크' 브랜드를 붙일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2007년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당시 59㎡(17평형) 300세대, 74㎡(22평형) 128세대, 84㎡(25평형) 1천302세대, 101㎡(30평형) 194세대, 109㎡(33평형) 718세대, 120㎡(36평형) 400세대로 소·중형 중심이었다.

그러나 2015년 8월 1차 사업계획변경에서는 59㎡형 314세대, 74㎡형 452세대, 84㎡형 1천8세대, 101㎡형 534세대, 109㎡형 328세대, 120㎡형 390세대, 147~152㎡형 16세대로 신혼부부, 40대 아이를 둔 가정, 부모를 모신 대가구 가정 등을 위해 소·중·대형을 골고루 배정했다.

하지만 최근 2차 변경에서 59㎡(17평형) 300세대, 84㎡(25평형)는 2천205세대로 1차 변경보다 2배이상 늘리고, 98㎡ 162세대, 109㎡(33평형) 375세대 등 인기 평형을 최대한 늘렸다. 특히 109㎡ 375세대 중 210세대는 세대 분리형으로, 집이 있는 사람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했다.

LH의 이 같은 단위세대 평면 변경은 최근 주변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가 74㎡, 84㎡, 98㎡형으로 대부분 중형 이하인 것을 감안해 한번 분양으로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주민들은 그러나 "LH가 주택공급 방식의 다양화와 토지 활용도를 높이면서 서민 주거 안정에도 기여하기 위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을 추진한다고 밝힌 내용과는 상반된다"며 "서민들을 상대로 아파트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도 수요가 있는 곳에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정책"이라며 "109㎡형의 경우 현관을 2곳으로 분리해 2세대가 같이 살아도 되고, 부분 임대를 줘도 된다"고 말해 분양성 향상을 위한 평면변경 추진을 시인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