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사무실서 외곽 이전… 김포문화원 호화청사 시끌

  • 김우성 기자
  • 발행일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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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가리키는 왼쪽 두 건물이 4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김포문화원 새 청사.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市 '한옥마을'내 무상임대
직원 4명이 건물 27% 차지
접근성 불편 입지 '의구심'
"시민시설 점유 씁쓸" 지적

이하준 원장의 표절 의혹과 본연의 업무 등한시로 논란에 휩싸인 김포문화원(1월 23일자 21면 보도)이 김포시청 앞 멀쩡한 사무실을 놓고 외떨어진 호화청사로 슬그머니 이전해 비판에 직면했다.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공간을 문화원에 무상임대해준 시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시와 LH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 LH가 준공한 '김포아트빌리지'를 인수했다. 아트빌리지는 총 220억여원의 공사비가 투입돼 운양동 일원 8만여㎡ 부지에 조성됐다. 아트빌리지의 핵심시설은 '김포한옥마을'로, 수려한 조경 속에 전통한옥 16개동과 정자 3개동으로 구성된 김포의 차세대 랜드마크다.

김포문화원은 정식 개장하지도 않은 아트빌리지의 한옥마을 내 2개 건물을 문화원사(324㎡) 및 교육관(136㎡) 용도로 지난 16일부터 사용 중이다. 시는 운영프로그램을 확정하지 못한 문화원 측에 부랴부랴 건물부터 무상으로 내줬다.

원장을 포함 문화원 직원 4명이 사용하는 두 청사 넓이는 한옥마을 전체 건물(1천730㎡)의 27%에 달하는 가운데, 주차장·카페·식당에 둘러싸인 한옥마을 요지를 차지하자 시 내부에서조차 주객이 전도됐다는 냉소가 새어나온다.

더욱이 기존 김포문화원사는 시청사를 비롯해 시민회관, 체육관, 김포아트홀 등 문화원 기능과 밀접한 시설이 도보거리에 몰려있음에도 접근성이 불편한 시 외곽의 아트빌리지 김포한옥마을로 이전한 배경에 의구심이 쏠리고 있다.

시의 한 직원은 "기존 입지를 버리고 왜 굳이 시민이 직접 누려야 할 시설을 점유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시에서 지역 선배인 이하준 원장, 또 공직 선배인 문화원 사무국장에게 알아서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실제로 최근 문화원 업무와 무관한 다수의 간부공무원이 새 문화원사에 인사를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문화원 이전에 대해 반대여론이 있긴 했으나 지방문화원진흥법에 근거해 청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