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광역버스·3]운행축소 신청서 낸 버스업체 6곳

경영난 뒷짐·감축엔 난색 '이중잣대 인천시'
  • 공승배·김태양 기자
  • 발행일 2018-03-06
광역버스 빈자리1
'텅텅 빈' 광역버스 인천지역 광역버스들이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시간에는 빈 차 운행을 하고 있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승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운행 중인 광역버스 내부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출퇴근시간 제외하면 운영할수록 적자" 업체 하소연
1개 노선당 차량 50% 줄일 땐 배차 시간 기존比 2배로
市, 시민불편 우려 소극적 태도 일관 "면허권만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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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 광역버스 업체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인천시에 운행 차량 50% 감축을 신청했지만 시는 '시민 민원 발생'을 우려하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영난의 일차적 책임은 광역버스 업체에 있기 때문에 인천시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버스 업체가 경영 개선을 목적으로 차량을 감축하겠다는 요청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광역버스 6개 업체는 지난달 중순 '현재 운행 중인 광역버스 차량을 50%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신청서를 인천시에 공동으로 제출했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버스 운행에 있어 적자가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이들 6개 업체가 운영 중인 광역버스 노선은 19개로, 모두 257대의 차량이 운행 중이다. 이들이 신청한 감축 방식은 1개 노선에 배치된 차량을 50%가량 줄이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차량 9대로 송도국제도시~서울역 구간을 운행하는 1302번 노선을 차량 4~5대 수준으로 운영하겠다는 얘기다. 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경영난 속에서는 광역버스 노선을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며 "감축 운행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의 재정 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광역버스 면허권자인 인천시는 시민 불편을 이유로 감축 승인을 주저하고 있다. 운행 차량이 50% 줄어든다면, 배차 시간은 2배로 길어지는데, 이로 인한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8대의 차량으로 서구 청라지구~사당역 구간을 운행 중인 9301번 노선의 배차 간격은 30~50분이다. 하지만 50% 감축 운행으로 4대의 차량으로 이 노선을 운영하게 될 경우, 배차 간격은 최소 1시간에서 최대 1시간 40분까지 늘어나게 된다.

상황이 이렇지만 시는 준공영제가 아닌 광역버스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역버스 정책에 대해 적극 개입하지도, 방관하지도 않는 애매한 상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광역버스 노선 관리는 기본적으로 업체에서 하고 시는 면허권만 가지고 있을 뿐"이라며 "감축 운행을 검토 중이지만 운수 업체들이 신청한 정도로 차량이 줄어들면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업체들과 협의해 감축에 대한 적정 수준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김태양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