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무책임이 만든 '하남시 감일지구 쓰레기 로드'

수십t 방치돼 악취·미관훼손
시·도공·LH, 처리주체 공방
"세부문제 합의 시간 걸릴듯"
  • 문성호 기자
  • 발행일 2018-03-29
주민만 고통
28일 하남시 감북동 감일지구와 서울외곽순환도로 부체 도로에 각종 생활 쓰레기가 무단 방치돼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하남 감일지구와 인접한 부체도로에 무단 방치된 쓰레기 처리 문제를 놓고 하남시와 한국도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로 떠넘기기를 하면서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하남시와 도로공사는 택지개발 주체인 LH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LH는 토지소유자인 도로공사와 관리주체인 하남시가 적절한 처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28일 하남시와 감북동 주민들에 따르면 감일지구와 서울외곽순환도로 부체도로가 맞닿아 있는 100~150m 구간에 소파와 장롱, 비닐 등 온갖 종류의 생활쓰레기 수십t이 방치돼 악취뿐만 아니라 미관까지 해치며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쓰레기가 방치된 지역은 울타리를 기준으로 안쪽은 감일지구로 LH 소유이며, 울타리 바깥쪽은 도로공사 소유의 고속도로 부지다. 다만 자동차 전용도로 신설·확장으로 인한 기존 도로의 대체도로인 부체도로는 하남시가 유지·관리한다.

하남시와 도로공사는 감일지구 택지개발 영향으로 쓰레기 무단투기가 이뤄진 만큼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LH가 수거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LH는 원칙적으로 토지소유자와 유지·관리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앞서 감일지구 내 쓰레기 무단투기로 골머리를 앓던 LH가 쓰레기 무단 투기를 막기 위해 부체도로 폐쇄요청을 했지만, 도로공사와 하남시가 임대료를 요구하는 등 폐쇄요청을 거부해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것도 한몫 하고 있다.

토목공사 전 감일지구내에는 야간에 부체도로를 이용해 버린 쓰레기가 산을 이뤘을 정도로 무단투기 문제가 심각했고, LH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토목공사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는데도 수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 "하남시와 도로공사, LH가 참여한 간담회에서 도로공사와 LH가 처리키로 의견 접근이 이뤄졌으나 처리비용 등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가 되지 않아 완전히 처리하는데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