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많은 11공구 토지 우선 공급
주민 공감대·타대학 형평성 논란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세대학교가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을 추진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1단계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되는 터라 특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연세대는 29일 오전 글로벌캠퍼스에서 '세브란스병원 건립 및 사이언스파크 조성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인천경제청과 연세대는 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연세대 글로벌캠퍼스 조성사업은 1단계(송도 7공구 약 92만㎡)와 2단계(송도 11공구 약 90만㎡)로 구분된다. 이는 인천시와 연세대가 2006년 1월 체결한 협약에 담긴 내용으로, 인천시는 조성원가(3.3㎡당 50만원)로 땅을 공급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캠퍼스, 병원, 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하고 1만 명의 학생을 유치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조성원가 수준으로 1단계 사업 부지를 공급했지만 연세대는 캠퍼스 건립 약속만 지켰다.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계속 지연되자 인천경제청은 2010년 9월 연세대 의료원과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병원 건립을 촉구했다.

하지만 병원 건립사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연세대는 "병원을 건립할 계획인데, 대학의 어려운 재정 여건 때문에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연세대가 지난해 8월 인천경제청에 제출한 세브란스병원 건립 계획서에도 착공 시기는 기재돼 있지 않았다.

인천경제청이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계속 요구하자 연세대는 2단계 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것을 요구했고, 그러면서 2단계 사업에 대한 협상이 진행됐다. 연세대는 2단계 사업 면적을 2006년 협약에 명시된 90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조성원가보다 약간 비싼 가격에 매입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청은 세브란스병원 건립 기한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벌칙 적용' 등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제청은 '교육연구시설 조성 및 학생 총 1만 명 유치 약속' 이행도 요구했다고 한다.

문제는 1단계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2단계 사업 토지 공급이 추진된다는 점이다. 1단계 사업 공정률은 약 70%로, 약 36만㎡가 미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2단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2단계 주거·상업시설 개발이익을 활용해 병원을 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송도 11공구는 공급 면적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연세대에 먼저 토지를 공급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인천경제청이 2단계 토지 공급 방침을 세우는 과정에서 주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이 없었으며, 다른 대학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인천경제청은 29일 연세대 글로벌캠퍼스 2단계 사업 추진 과정과 합의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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