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지역 재개발 구역에서 주민들이 이사하면서 버리고 간 폐기물과 무단 투기한 쓰레기들이 쌓이면서 악취와 환경오염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2일 오후 인천시 남구 주안동의 한 재개발 구역에 버려진 가구와 쓰레기들이 뒤엉켜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주민 이주가 진행 중인 인천지역 재개발 구역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직 이주하지 않은 주민들은 쓰레기 더미와 함께 살면서 주거환경권을 위협받고 있어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오전 9시께 주안동 1577번지 일대 주안 4구역 재개발 구역. 한 고등학교 담장에는 일반쓰레기부터 재활용으로 분리되지 않은 페트병, 캔 등 쓰레기가 높이 1m 넘게 쌓여 있었다.
이곳뿐만이 아니었다. 단독주택, 빌라단지가 있는 골목길로 들어가니 빌라 입구 앞 도로 곳곳에 아이스박스, 화분과 같은 생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 소파 등이 버려져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부개서초교 북측 재개발 구역도 상황은 마찬가지. 필로티 구조로 된 빌라 주차장에는 자동차 대신 부서진 의자, 어항, 자전거, 종이상자 등이 버려져 방치돼 있었다.
이곳에 사는 유모(68·여)씨는 "집에서 나와 주변을 둘러보면 버려진 쓰레기로 동네가 어지럽혀져 있어 보기에 안 좋다"며 "벌써 동네에 벌레가 꼬이기 시작했는데 여름철에는 악취가 진동할 것 같아 걱정인데 구청, 조합 누구도 쓰레기를 치우려 하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주안 4구역과 부개서초 북측 재개발 구역은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민 이주가 시작됐다. 아직 이주하지 않은 주민들은 이웃들이 이사하면서 버리고 간 폐기물과 무단 투기한 쓰레기가 빌라단지 이면도로를 덮으면서 환경오염 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주안 4구역에는 740여 세대, 부개서초교 북측구역은 92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미이주 세대 수천 명이 사는 동네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관할 행정 기관은 재개발조합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쓰레기 문제가 없던 지역에서 재개발 이주가 시작되면서 무단투기 등 쓰레기 문제가 시작됐기 때문에 재개발 조합이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재개발 구역 내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 쓰레기는 지속해서 처리하고 무단투기 단속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주안4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우리도 나름 한다고 하지만 이주 쓰레기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며 "남구는 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대형폐기물 처리나 무단투기 단속 등을 소홀히 하면서 조합 쪽에만 문제의 책임을 넘긴다"고 구 행정을 비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