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도 없이 '깜깜이 분양'… '무너져 내린' 입주 기대감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 분양계약 후 주택성능등급 발급
소음·마감자재 수준 몰라 주민분통… LH·HDC는 '문제 안된다' 입장
  • 이종태·손성배 기자
  • 발행일 2018-04-23
파주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하 HDC)이 '공동주택성능등급 인증'을 받지 않고 부동산개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3천여 입주예정자들은 층간소음차단 등급이나 마감자재 등급 등이 어느 수준인지를 모르는 '깜깜이 분양'을 한데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반면 공동시행사인 LH 파주사업본부와 시공사인 HDC는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파주사업본부와 HDC 등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아이파크는 파주운정택지개발지구 내 A26블록(파주 동패동 1791 일원)에 총 3천42세대(전용면적 85㎡ 초과 민간분양 537세대, 84㎡ 이하 공공분양 2천505세대)를 조성하고 있다. 오는 2020년 7월 입주 예정이다.

하지만 HDC는 2017년 12월 분양 당시 분양공고문에 명시해야 하는 '공동주택성능등급'을 받지 못하다, 분양 계약 완료가 임박한 지난 2월 2일에서야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성능등급 인증서를 발급받은 뒤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홈페이지에 공개해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택법 39조(공동주택성능등급의 표시)'를 보면 사업 주체는 주택의 성능 및 품질을 입주자가 알 수 있도록 공동주택성능에 대한 등급을 발급받아 입주자 모집공고에 표시해야 한다.

강태영 입주예정자대표회의 회장은 "4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평생 첫 아파트를 사면서 아파트가 튼튼한지, 소음은 발생하지 않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깜깜이 분양을 받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LH 파주사업본부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이) 시공사인 HDC에 따져야 할 문제"라고 책임을 돌렸고, HDC 관계자는 "분양 공고 전 등급 인증 신청을 했는데 공고 이후에 인증서가 발급돼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한편 운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 180명은 23일 오전 9시부터 LH 파주사업본부 앞에서 시행·시공사 규탄 집회를 개최한다.

파주/이종태·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