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성포구 준설토투기장, 주민 반대 중단

  • 김주엽 기자
  • 발행일 2018-06-26
수출기다리는 포크레인3
수출전사 굴삭기들 "경례"-25일 인천항 4부두 인근에 수출용 굴삭기가 선적을 기다리며 도열해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횟집상인·어민들 생계대책 요구
인천해수청 매립후 의견수렴에
공사전 포구 활성부터 '평행선'
지자체장 교체돼 추진여부 관심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인천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조성사업이 상인과 어민 등 일부 주민의 반대에 가로막혀 중단됐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북성포구 일대 갯벌 7만㎡를 매립해 준설토 투기장을 만드는 사업을 올해 1월 시작했다. 이 사업은 "자정 능력을 잃은 죽은 갯벌 때문에 악취가 심각하다"는 인근 아파트 주민의 집단 민원에 따라 인천해수청, 인천시, 중구, 동구 등 지자체가 협약을 맺어 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오탁방지막과 등부표 설치만 마무리된 채 지난달부터 사실상 중단됐다.

북성포구에 자리한 무허가 횟집 주인들과 어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생겼다"며 생계 대책 등 포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공사 장비를 어민들이 어선으로 밀어내는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상인과 어민들은 공사 착수 전 인천해수청이나 중구·동구 등 지자체에서 사업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북성포구 선주협회 관계자는 "매립을 위한 장비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공사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어민 대부분은 30~40년간 북성포구를 터전으로 일해왔는데 아무런 설명 없이 하루아침에 내쫓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해수청은 매립을 마무리한 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토지 활용 방안을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상인과 어민들은 거부하고 있다. 공사가 본격화되기 전 생계 대책 등 포구 활성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주민들과 관계기관과의 견해 차이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중구, 동구 등 관계기관과의 논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인천해수청은 사업 추진을 위해 2015년 7월 인천시, 중구, 동구 등과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문제 제기로 환경영향평가와 공익감사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7월에야 사업이 시작됐다.

상인과 어민의 반대가 심한 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중구청장·동구청장이 모두 교체돼 사업이 협약대로 계속 추진될지, 아니면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