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강화, 인테리어 시장 급성장
피해상담 작년 5천여건, 매년 늘어
분당·고양 등 20년 이상 주택 집중
"상세 계약·전문자격증 부여 필요"
용인에 사는 조모(57)씨는 낡은 주방을 고치기 위해 인테리어 업체를 불러 싱크대와 전자레인지 등 교체작업을 했다.
하지만 조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싱크대와 바닥 사이의 수평이 맞지 않고 틈이 벌어져 물이 새는 하자를 발견했다. 보수를 요구했지만, 업체는 차일피일 미뤘고, 결국 문제가 생긴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수리가 이뤄졌다.
김모(45)씨도 광주의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리모델링 공사를 의뢰했다. 경험이 풍부하다는 업체의 설명이 있었지만, 공사 후 도배지가 들뜨고 화장실에 곰팡이가 생기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보수 공사를 요구하는 김씨에게 업체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며 책임 미루기에만 급급했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등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리모델링을 권장하고 있는 가운데, 주거환경 개선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 피해도 증가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8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0년 9조1천억원에서 2016년 28조4천억원으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41조5천억원으로 성장할 예정이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인테리어·설비관련 소비자 상담은 2015년 4천485건, 2016년 4천673건, 2017년 5천82건 등 매년 증가했다. 피해 구제 신청 건수도 2015년 143건, 2016년 180건, 2017년 222건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관련 상담은 2천604건, 피해구제 신청은 99건에 달한다.
특히 경기지역은 20년 이상 노후주택이 있는 분당·고양·평촌 등 1기 신도시가 집중돼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통계청의 '2016년 주택총조사'에서 경기지역의 20년 이상 된 주택은 총 136만5천500호로 서울시(121만9천200호)와 부산시(60만1천598호)보다 많다.
2016년 한국소비자원의 인테리어·설비관련 지역별 접수도 경기도가 27.5%로 가장 많았고 서울(25.4%), 인천(8.4%) 순이었다.
한국인테리어소비자협회 오세원 이사는 "시공 전 업체와 상세한 계약서 작성은 물론 업체들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홍보 외에도 시공업체의 전문 자격증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