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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전락한 초지동 의료시설용지-재정 악화 및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대형병원 설립이 무산된 경기도내 의료시설용지가 아무런 대책 없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사진은 현재 주말농장으로 운영 중인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747 일원 의료시설용지.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두산그룹·연세의료원에 묶인 부지
병원 설립 주체와 지자체간 '협업'
계열사-의료복합단지 유치 성과
사업성 낮은 병원건립 제외지적도대형병원 설립이 무산된 경기도 내 의료시설용지들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0일 성남, 용인 등 자치단체와 병원업계에 따르면 대형병원 건립을 계획했다가 경영난 및 사업성 부족 등으로 계획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도심 속 슬럼가로 방치되고 있지만, 해결책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다른 사업자가 병원을 짓기 위해 토지를 구매하지 않는 이상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극히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병원 설립 주체와 지자체의 협업으로 사태를 해결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소재 의료부지도 장기간 방치됐다가 용도변경을 통해 '1석2조의 효과'를 누리게 됐다.
지난 1990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9천936㎡의 의료부지를 매입한 두산그룹은 1994년 병원 건립 공사에 착수했다가 인근에 서울대병원이 들어서자 1997년 공사를 중단했다.
이에 성남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이재명 도지사가 시장 재직 시절인 2015년 해당 부지를 업무시설·문화집회시설 용도로 변경했다. 다만, 오는 2020년까지 이 곳에 두산 5개 계열사 본사를 입주시킨다는 부대 조건을 달았다.
매입 당시 ㎡당 73만원 하던 토지 가격이 669만원으로 오르면서 특혜 시비가 일긴 했지만, 두산그룹은 방치돼 있던 땅을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성남시는 연 매출 4조원 규모의 대기업 계열사들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2012년 2천880억원을 들여 용인시 기흥구 중동 724의 1 일원에 '용인 동백세브란스병원(가칭)'을 짓기 위해 공사에 들어갔다 자금난과 불확실한 의료환경 등으로 기초 골조공사만 진행한 채 2014년 12월 중단했다.
이에 용인시는 종합의료시설로 지정된 기존 용지가 포함된 일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할 수 있도록 토지이용계획을 변경한 뒤 공사 재개를 요청했다.
연세의료원은 이를 받아들여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동백세브란스 건립 용지를 포함한 20만8천973㎡에 종합병원과 첨단의료산업체, 의학연구소 등이 들어서는 의료복합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예 택지개발지구 지정 및 도시기본계획 및 지구단위계획 과정에서 의료부지를 제외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병원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부지가 천덕꾸러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 자치단체장들의 표를 의식한 대형 병원 유치 공약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용도 변경을 통해 장기간 방치된 의료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특혜 소지로 쉽지 않다"며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