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감소, 가을 '성수기' 무색
전셋값 하락 늘어난 재계약 한몫
가을 이사철 성수기를 맞았지만 이사 업계는 일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정책에 시장이 관망세로 들어서면서 거래량 감소로 이사 수요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경기도 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도내 전월세 거래량은 1만6천742건으로 지난해 동기 1만8천419건 보다 10% 가량 감소했다. 부동산 관망세에 재계약을 맺는 세입자들이 늘어 거래량이 줄고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전셋값 하락도 연장 재계약을 이끌고 있다. 실제 지난달 도내 전세가격 지수는 97.4(기준 100)로 전년 같은 기간 99.8보다 낮다.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전세가 활발했던 도내 지역도 주춤해진 거래로 전셋값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떨어지는 분위기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용면적 84㎡ 전세의 경우 지난해 3억원 선이었다면 최근에는 2억원 중후반대에 형성돼 임대사업자들이 전셋값을 낮춰 세입자들에게 오히려 연장 재계약을 요청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사 업체들은 수요가 급증하는 가을이 도래했음에도 반갑지만은 않다. 일년 최대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하루에 두 건 이상을 소화해야 할 정도로 바빴지만 최근에는 하루 한 건 하기 힘들다는 것. 특히 매출에 톡톡한 효자 역할을 하던 경기도-서울 이사 수요는 최근 자취를 감췄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사 업계는 부동산 위축으로 시장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점을 더 우려하고 있다. 10월이 지나면 내년 3월까지 겨울 동안 이사 수요가 뚝 떨어져 사실상 올해 사업을 접어야 해서다.
이사 업체 한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이 일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데 올해는 문의조차 드물다"며 "대형 업체야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중소 업체는 운영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