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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언제 가나…"-정부가 9·21 주택 공급대책으로 경기도내 신규택지 조성을 발표한 가운데 이미 조성된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가 미비해 도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신규 택지 대상지 대부분은 법적 면적 이하로 광역교통대책수립 대상에서 제외된다. 사진은 1일 오후 사당역에서 경기도로 퇴근하기 위해 도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아파트만 우후죽순 세운 택지개발
버스·지하철 부족해 '출퇴근 전쟁'
수요자·민간 건설사 외면 악순환
광역대책서 빠진 3기 16곳 더심각
1일 아침 화성 동탄2신도시의 한 버스 정류장.
서울행 M버스를 기다리는 인파가 길게 줄을 지어 서있다. 지하철이 없는 동탄2신도시에서 해당 M버스는 서울역으로 단번에 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버스 배차 간격이 길게는 50분에 이르는 탓에 출근길 혼잡은 극심한 실정이다. 기점에서부터 승객이 가득 차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 정류장에선 해당 버스를 타는 게 거의 불가능한 탓에, 서너 정거장을 거슬러 올라 버스를 타는 승객들도 다수다.
반복되는 출근 전쟁으로 근로 의욕은 물론 삶의 질 자체가 떨어진다는 게 공통된 하소연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주민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강신도시 초당·풍경마을 등에서 서울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버스밖에 없다 보니 해당 노선의 M버스에는 언제나 출퇴근 인파가 집중된다.
그나마 지하철이 닿는 남양주 다산신도시는 2022년까지 3만2천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지만 인접한 전철역은 경의중앙선 도농역 뿐이라 역부족인 상태다.
대중교통 수단이 출근길 수요를 이겨내지 못하다 보니 너도나도 개인 차량을 끌고 나오는 통에 서울로 진입하는 도로 역시 아침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정부가 서울에 집중된 주거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해 인근 지역인 경기도 곳곳에 대규모 택지 개발을 지속해왔지만, 아파트만 빽빽이 지었을 뿐 정작 대중교통 인프라는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택지개발 지구에 공통적으로 '교통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우후죽순 들어선 택지지구에 미분양·미착공 부지가 속출(10월1일자 1·3면 보도)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발'이 없는 도시를 외면하고, 건설사들 역시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교통 뿐 아니라 대형병원, 학교, 문화시설 등의 기본 인프라가 부족해 자족기능이 떨어지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다.
9·21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발표된 신규 택지는 상황이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가 발표한 신규 택지 개발 대상지 18곳 중 남양주 진접2(129만2천㎡), 시흥 거모(151만1천㎡)를 제외한 16곳이 도로나 철도, 대중교통 수단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면적 100만㎡ 이상이거나 수용인구가 2만 명 이상인 대규모 사업에 대해서만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광명시가 정부의 택지 지정 추진에 반대 의사를 밝힌 주된 이유도 교통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하더라도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이 소요된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 2004년 지구 지정이 된 양주 옥정신도시의 경우 7호선 연장이 3차례나 불발되면서 현재 기본 계획 수립이 진행 중이다.
/강기정·신지영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