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분당선 연장구간 인근도로 잇단 지반침하… 현대건설 '시공상 하자'

  • 배재흥 기자
  • 발행일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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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수원시청역 사거리에서 올해 들어 3번째 도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해 긴급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경인일보DB

 

수원시를 통과하는 분당선 연장구간 인근 도로의 잇단 지반침하 현상(10월 12일자 5면 보도)의 원인은 분당선 연장선을 시공한 현대건설의 시공상 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수원시와 현대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시 주관으로 팔달·권선·영통구청 관계부서와 현대건설 담당자가 모여 수원시청역·매탄권선역 인근 도로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도로지반 침하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자문회의가 열렸다.

올해 들어 수원시청역 사거리에서 3번, 매탄권선역 인근 도로에서 2번의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교통 불편의 이유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간 시와 현대건설은 지반침하의 원인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여왔다.

시는 현대건설이 공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H빔' 등 폐자재를 제대로 철거하지 않아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현대건설은 개통 이후 역사 근처에서 다른 종류의 공사도 진행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시공상 하자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워 왔다.

그러나 지난 9월 현대건설 측이 지반침하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수원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진행한 GPR 탐사(Ground Penetrating Radar·지하투과 레이다 탐사)에서 도로 포장층 아래가 느슨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애초 시의 주장처럼 폐자재의 영향으로 지반 다짐 작업이 불량했고, 이 때문에 지하 동공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측은 공사 마무리 작업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폐자재를 철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당초 분당선 수원 연장구간의 개통 일자가 2013년 말로 무리하게 앞당겨지면서 서둘러 공사를 끝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탐사 결과를 보니 시공상의 잘못이 맞다. 복구작업에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당시 정권 차원에서 공사를 빨리 끝내라는 압력과 교통체증으로 인한 시민들의 민원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