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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구도심 뉴타운 지자체의 행정 사각지대에 놓인 경기도내 8개 뉴타운 지구 대부분이 민·관, 민·민 갈등으로 번져 사업이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사진은 뉴타운 사업이 진행 중인 광명시 광명동·철산동 구도심 일대.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대부분 민-관·민-민 마찰 '몸살'
시·군, 문제 커질까봐 개입 꺼려
의회에선 "道, 적극 나서야" 목청마지막 남은 경기도내 8개 뉴타운 지구 대부분이 민·관, 민·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타운 지구가 지역 내 '갈등의 핵'이 된 가운데 경기도 등 지자체에선 "권한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강 건너 불 구경' 하는 상태라 수년째 해결이 요원한 실정이다.
지난달 초 능곡뉴타운 주민들은 고양시청 앞에서 두 번의 집회를 열었다. 중심에는 고양시의 뉴타운 사업성 검토 방침이 있었다. 한 번은 방침에 대한 찬성 집회, 다른 한 번은 반대 집회였다.
"10년 가까이 여러 논란이 있었던 만큼 전반적으로 평가해 이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고양시 설명인데, 주민들은 찬·반 갈등을 벌이는 한편 일각에선 "시 차원의 검토는 믿을 수 없다"며 고양시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설상가상 뉴타운 시작 단계에서 노후도를 조작했다는 의혹마저 겹쳐있는 상태다. 민·민, 민·관 갈등이 동시에 일고 있는 것이다.
구리 인창·수택뉴타운 역시 주민들간 찬반 갈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에 맞서 해제를 주장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청와대에 진정을 내는가 하면 국민권익위원회에 뉴타운 사업의 부당성을 고발하기도 했다.
장기간 표류되면서 도시가 황폐화되는 점도 문제다. 남양주 덕소뉴타운 등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라 건물 신축도, 수리도 어려워지면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데엔 뉴타운이 사실상 '행정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뉴타운 사업 지구로 지정된 후 조합을 꾸리고 사업을 시행하는 일 등은 상당부분 민간 영역에 속한다.
지자체에서도 직권으로 사업 변경 등을 시행할 수 있지만 개입 시 되레 민·관 갈등으로 번질까 꺼리는 모습이다. 경기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오히려 도가 갖고 있던 인구 50만명 이하 지자체의 뉴타운 변경·해제 권한마저 올해 7월 시·군에 넘겨주는 등 권한을 줄여가며 손을 떼는 모양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관에서 직권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사업을 찬성하는 쪽이든 반대하는 쪽이든 강하게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의사에 맡기고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의회에선 도가 뉴타운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염종현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취임 후 "뉴타운 정책 실패의 피해를 고스란히 도민들이 받고 있지만 도는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특별조사 가능성 등을 열어두기도 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