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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1호선 병점역 일대에 들어서는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 내년 3월에 입주하는 해당 단지는 정부의 2·20 부동산대책 이후 입주분양권에 웃돈이 크게 붙고 있다.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
2·20 대책 피한 화성시 병점·송산 부동산 '꿈틀'
병점복합타운·트램 호재에 '갭투자' 수요 몰려
정부의 19번째 부동산 규제 카드인 '2·20 대책' 이후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일대 주택 가격이 심상치 않다.
2·20 대책은 수원시 3개구(권선·영통·장안구)와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한다는 게 핵심이다. 강남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집값을 선도하는 서울 지역을 타깃으로 한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경기 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정부가 또다시 규제책을 꺼낸 것이다.
이에 따라 규제를 피한 화성시 병점동 부동산 시장에서는 분양권에 억대 웃돈이 붙는가 하면 수요가 많아져 매물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특정 지역 부동산 규제가 또 다른 풍선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일법한 대목이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 3일 '병점역 아이파크캐슬(2021년 3월 입주 예정)' 전용면적 84.98㎡(23층) 분양 입주권이 4억7천87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동층 동면적 분양권이 4억1천225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5달 만에 웃돈 6천645만원이 붙었다.
소형 면적도 프리미엄이 3천만원가량 형성됐다. 지난해 12월 3억1천590만원에 매매된 전용 59.89㎡(16층) 분양입주권은 올해 2월 3억4천59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양가와 비교하면 현재까지 프리미엄은 2억여원 붙었다.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은 해당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1천80만원으로 책정했다. 전용 84㎡의 당시 분양가는 3억1천300만~3억6천800만원으로 1억6천만원 이상 뛴 셈이다. 평균 분양가가 1억9천440만원인 전용 59.84㎡는 1억5천만원가량 웃돈이 붙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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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동 '한승미메이드2차' 전경. /윤혜경기자kyeongin.com |
이 같은 흐름은 인접한 송산동 아파트 단지에서도 볼 수 있었다. 준공 20년이 안 된 '솔뫼마을한승미메이드(2005년 10월 준공)'와 '한승미메이드2차(2008년 7월 준공)'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10월 2억5천만원에 실거래된 솔뫼마을한승미메이드 전용 120㎡는 올해 2월 2억9천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4개월여 만에 4천만원가량 매매가가 뛰었다.
한승미메이드2차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억9천만원, 1억9천700만원에 거래되다 올해 2월과 3월 2억1천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실거래가가 1천300만원 이상 올랐다. 해당 단지의 현재 호가는 2억4천500만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병점동에 이어 송산동 주택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 '비규제'와 '개발·교통 호재'를 꼽았다. 화성시는 동탄2를 제외한 전 지역이 비규제지역이다.
병점역 인근 한 중개사는 "병점만 오른 게 아니라 인근이 다 올랐다. 지금 투자자가 휩쓸고 갔다"고 말했다. 정부의 대책으로 서울을 비롯해 수원과 안양, 의왕이 규제 대상이 돼 대출이나 청약 규제 수위가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한 것이다.
수원 상승세 둔화되고 화성시 늘고
"물건 다 소진될 정도로 문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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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동 한 부동산에 붙은 병점 일대 지도. /윤혜경기자hyegyung@biz-m.kr |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2·20 대책으로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이 된 수원은 아파트 매매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수원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2월 3주 1.81%를 기록했다, 2월 4주 1.56%, 3월 1주 0.78%, 3월 2주 0.76%로 하락했다. 규제 2주 만에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상승폭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반면 화성시 매매가격지수는 2·20 대책이 발표된 2월 3주 기준 전주(103.6)보다 1.06p 증가한 104.7로 집계됐다. 이후 3월 1주 105.4, 3월 2주 105.9를 기록하며 매주 최고 매매가격지수를 경신하고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부동산 시장은 굉장히 유동적이다. 정부가 규제를 하면 오히려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위험하다고 판단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면서 "화성시는 규제를 피하면서 '갭투자' 투자자들의 수요가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를 주로 중개하는 송산동의 대표중개사 A씨는 "지난해 11월, 12월에는 문의가 없었는데, 수원·안양·의왕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이곳의 수요가 많아졌다"면서 "문의가 늘어 매물이 소진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도권 지하철 1호선인 병점역 앞에 공공행정과 상업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병점복합타운이 들어서며, 친환경 교통 수단인 '트램'이 개통된다는 교통 호재까지 겹쳐 전반적으로 피가 많이 올랐다는 게 A씨의 부연이다.
이날 경기도는 내년 상반기 기본계획 확정·고시를 목표로 '동탄도시철도 타당성평가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총 사업비 9천967억원을 들여 화성 반월~오산(14.82㎞), 병점역~동탄2신도시(17.53㎞) 2개 구간 32.35㎞에 걸쳐 정거장 34개소와 트램을 건설할 계획이다. 2027년 개통이 목표다.
토지 관련 문의도 꾸준한 실정이다. 택지 중개를 주로 하는 송산동 대표중개사 B씨는 "주변에 산업용지와 택지 개발을 하고 있는 상태라 토지분양권에 대해 꾸준한 문의가 있다"면서 "현재 태안3지구는 1차 단독택지는 분양이 다 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병점은 상당히 저평가돼있다"면서 "병점역 앞 개발이 활성화되고, 아파트 입주가 끝나면 상승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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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풍선효과 지속 가능성은 미지수
코로나19로 관망세 커질 수 있어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풍선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코로나19'로 건설경기를 비롯해 전반적인 국내 경제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단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규제를 피해서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 '나홀로 상승'이 어렵다"며 "선도 지역인 강남이 꺾이면 동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수용성 지역도 호가 상승이 둔화되는가 하면 일부 지역은 다소 거래가가 떨어지기도 했다"면서 "2·20대책에 따른 정책효과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로 주택시장의 관망세도 점차 커질 수 있어 풍선효과 등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