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떠난 성남GC에 고급 타운하우스 개발설 '솔솔'

부동산 업계, "위례지구 최고 입지 랜드마크 될 것"
인근 주민들, "위례지구 숨통, 녹지 보존해야" 반발
  • 이상훈 기자
  • 입력 2020-06-03 16: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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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 우미린2차' 신축 공사 현장 주변에 위치한 청량산의 모습./이혜린기자 leehele@biz-m.kr

"총선도 끝났으니 조만간 골프장 개발 계획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입니다."

위례지구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성남 골프장이 고급 주택 단지로 개발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방부가 소유한 성남 골프장은 지난 1993년 하남시 학암동 산 30 일원에 18홀 규모로 문을 열었다. 미8군 전용으로 사용돼오던 이 골프장은 지난 2017년 미군이 평택으로 떠나면서 문을 닫게 됐다. 현재 국방부는 미군과 반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 사이에서 해당 부지 총 89만2천여㎡에 고급 단지를 비롯한 상업시설, 공원 등이 조성될 계획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그는 "매각 여부는 이미 결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사업시행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일지 아니면 민간사업자가 될지 결정만 남겨 놓은 상황"이라며 "위례지구에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개발 기대감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성남 골프장은 미군이 이용하고 있는 전국 80개 반환 대상지 가운데 매각 대상으로 분류된 47개 부지 중 하나다. 지난해 국방부는 반환기지 개발을 통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남 골프장은 매각 대상 부지에 속해 있기 때문에 반환 협상이 마무리되면 바로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아직 협상이 이뤄지고 있어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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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례신도시 지도./이혜린기자 leehele@biz-m.kr

국방부는 이른 시일 내에 반환을 마무리 짓고, 환경 정화 등 절차를 거쳐 매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땅 소유가 국방부라 자세한 사항은 모르지만, 그쪽(부동산 업계)에서 골프장 부지에 고급 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나오는 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남한산성이 자리한 청량산 자락에 있는 성남 골프장 부지를 LH가 아닌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한다면 고급 타운하우스를 조성하지 않겠느냐"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돼 개발 계획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LH 측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LH 관계자는 "지금까지 성남 골프장 부지 매각과 관련해서 국방부와 어떠한 협의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매각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주민들은 골프장 조망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주민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유네스코 남한산성을 콘크리트로 장벽을 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라는 청원글에는 752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자는 "(성남 골프장 관련) 위례신도시의 도시 환경, 녹지, 즉 숨통입니다. 위례지구는 여타 신도시와 비교할 수 없는 교통 환경, 편의 시설 부족, 공사로 인한 고통의 삶으로 비싼 돈 지불하고 아주 힘들게 살고 있다"며 "그나마 유일한 위안인 유네스코 등재 남한산성의 스카이라인, 연결녹지도 무리하게 증설된 열병합발전소의 열 연기로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불리한 입지에 위안을 주던 골프장이 '제2의 위례신도시로 개발된다', '아파트 숲이 차지한다'는 등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그곳이 아파트 숲으로 개발된다면 위례지구는 유네스코 보호 구역 남한산성을 콘크리트로 숨통을 막는 곳, 주민들을 콘크리트 무덤에 가두는 곳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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