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배곧 이지더원 2차 아파트, 900가구 입주 지연 장기화]무기한 연기된 내집마련 꿈 '청천벽력'

  • 김영래·황성규 기자
  • 발행일 2017-10-10 제3면

시흥시 사용승인 보류로 예정일보다 40일 지나 불만 '목소리'
'선 입주 후 조치' vs '하자보수 먼저' 입주민간 갈등 양상도


"열흘 넘는 연휴를 월세방에서 보냈습니다."

직장 생활 15년 만에 어렵사리 집을 장만한 장모(43)씨는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입주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얼마 전 입주예정일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입주일에 맞춰 기존 집을 이미 정리한 탓에, 결국 장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방을 얻어야만 했다.

하루 이틀이면 해결될 줄 알았지만,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훌쩍 지나도록 입주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장씨는 "새집에서 추석 연휴를 보낼 줄 알았는데, 한 달 넘게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다. 도대체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모든 세대에 하자가 있는 게 아니라면, 부분 입주라도 시작해서 문제가 있는 곳을 보수하면 될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시흥 배곧신도시 이지더원 2차 아파트 900세대의 입주가 예정일보다 40일 넘게 지연되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입주가 시급한 주민들과 하자 보수가 우선인 주민들 간 갈등마저 고조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지난 8월 말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시흥시의 사용 승인 보류로 입주는 무기한 연기됐다.

사전 점검 당시 상당 부분 공사가 완료되지 못한 데다 각종 하자가 발견돼 이를 먼저 보완해야 한다는 입주예정자들의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 시흥시의 요청에 경기도 품질검수단도 지난달 4일 현장점검을 실시, 옥상 난간과 지하주차장 안전 관련 사항 등 85건의 지적 사항을 발견, 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처럼 입주 지연이 장기화 되면서 그 피해는 입주예정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특히 입주 시기를 미리 계획한 입주예정자들의 경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친척 집이나 월세방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고, '선 입주 후 조치'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2의 부영 사태'를 우려하며 입주 지연보다 완벽한 하자보수를 앞세우고 있어, 입주예정자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부영의 사례에서 이미 경험했듯 시공사의 완벽한 조치가 있기 전까지 우리는 입주를 무기한 보이콧 할 것"이라며 "시흥시는 절대 엉터리 사용 승인을 내줘선 안 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시는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문제도 얽혀 있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시공사와 입주민 간 원만한 협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고, 곧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래·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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