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60→40% 하향 규제 강화 탓
가구당 한건에 제2금융권도 막혀
광명·하남까지 추가 지정돼 '막막'
거주자 이주 난항 사업지연 불가피
투기과열지구의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 중인 성남·과천의 정비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시중은행을 대신해 궁여지책으로 추진하던 제2금융권과 증권사의 대출까지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무산되면서 조합원들의 이주 지연에 따른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명과 하남이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됨에 따라 대출규제에 따른 사업 차질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281곳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성남과 과천은 각각 24곳, 6곳에 이른다. 이중 5곳은 조합원들의 이주가 곧 진행될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정비사업의 이주비 지급 한도가 기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에서 40%로 낮아지면서 이곳 주민들이 새 거주지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감정평가액 5억원의 사업지의 경우 기존 이주비 대출이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아져 생활권인 성남과 과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의 월세 보증금조차 버겁다는 것.
또한 투기과열지구 내 대출이 가구당 한 건으로 제한되면서 기존 다주택 대출자의 경우 이주비 지원을 아예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시공사(건설사)가 자사 신용대출로 이주비를 빌려주기도 했지만 지난 2월 시행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라 원천 봉쇄됐다.
또 이주비 대출을 해주겠다던 제2금융권과 증권사들도 금융당국의 부정적 견해에 돌연 입장을 바꿔 철회했다.
결국 인가를 받아도 거주자들이 이주하지 못해 사업 자체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주가 늦어지면 철거와 착공, 분양까지 연쇄적으로 연기돼 건설산업에 악영향을 초래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은 정비사업구역의 철거가 시작될 때 소유자들이 대체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인 만큼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과천, 성남에 이어 이날 광명과 하남 2곳을 투기과열지구로 추가했다. 구리와 안양 동안, 수원 광교도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