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오염부지(옛 동화약품 안양공장)' 개발 강행… 근거 생략 '교통대책' 설명회

  • 이석철·김영래 기자
  • 발행일 2018-12-24

'영향평가' 미공개… 체증 불안감
주민들 "市 신뢰못해, 재검토해야"


옛 동화약품 안양공장 부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물질이 기준치보다 3배 이상 초과 검출된 것으로 확인(12월 21일자 5면 보도)된 가운데 안양시가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음에도 주민설명회를 강행해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5천여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 숲' 한 가운데 대형 공장시설 등이 들어설 경우 교통체증이 심각할 것이라는 주민들의 반발에도 교통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설명회를 추진, 반발이 거세다.

23일 인근 주민들과 시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주)는 안양동 구 동화약품 부지 일원에 공장 1천7실, 창고 64실 등 지원시설과 상업시설 95실 등 지하 2층, 지상 28층의 지식정보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사업자는 지난 4월께 주민들이 이용하는 '덕천교' 아래 신규 교량 설치와 1번 국도와 연결되는 교차로 등을 원인자 부담으로 신설하는 교통대책을 수립했고, 시는 지난 19일 안양 7동 주민자치센터 4층 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날은 지난 10월 30일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진행된 토양조사에서 토양오염물질이 검출된 후, 시가 사업자에게 정밀토양검사를 재실시하도록 행정처분 했으나 검사가 진행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시가 건축허가를 위해 밟고 있는 모든 행정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정밀토양검사 결과 및 교통대책 자료 공개와 함께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 시가 공개한 교통영향평가 자료는 '교량 미설치시'와 '교량설치'에 따른 교통량을 그림으로 표시한 자료일 뿐, 시간당 통행량이나 정체 발생 시간과 구간 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없는 문서뿐이다.

주민 L(51)씨는 "지금도 상습정체로 통행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지식정보센터까지 들어서면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한데도 시는 교량과 1번 국도에 새로운 교차로를 개설하면 문제가 안된다는 식의 설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난 19일 설명하려 한 것은 교량설치 등이 확정되지 않은 결과였다"며 "주민들의 요구 때 공개해 설명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TPH 성분 검출과 관련해선, "사업자에게 정밀토양검사를 지시했고, 설명회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석철·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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