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건축물 보존 목소리 관련 근대 한옥
인천 곳곳에 남겨져 있는 근대 한옥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사라질 위기에 놓여있어 관계당국이 실태 파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8일 인천시 동구 송림동의 근대 한옥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근대건축물 보존" 목소리 불구
중·동구일대 한옥은 '빈집' 방치
역사적 가치 평가없이 철거위기
"지자체 차원 보호를" 여론 커져

인천 중·동구 일대에 많은 근대한옥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철거되지 않도록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역사적·건축학적 의미가 있는 근대한옥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 사라지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는 것이다.

8일 인천 동구 창영동의 한 주택. 나무로 된 대문과 창문틀 곳곳이 빛이 바랜 이 집은 1942년 지어진 근대한옥이다.

대청마루 등 한옥의 특징은 살아 있으면서도 목재나 흙으로 벽을 만들던 전통 양식과는 달리 벽돌을 활용했다. 중국 건축양식이 반영된 건물이다.

이 건물이 있는 창영동 일대는 재개발 정비구역에 포함돼 헐릴 위기에 있는 상태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송림동의 다른 근대한옥은 전혀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

1938년 지어진 이 근대한옥의 경우, 벽면은 창영동 근대한옥과 마찬가지로 벽돌을 활용했지만 기와의 형태가 전통방식으로 잡혀있고 굴뚝도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토관(흙관)으로 만들어져 있어 건축학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역사적·건축학적 의미가 있는 근대한옥이 무분별하게 철거되거나 방치되지 않도록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해당 건물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최소한의 평가라도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1930년대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구 송림동의 한옥여관은 일제 강점기 시절 벽돌을 사용하고, 방마다 굴뚝이 있는 독특한 구조로 보존 가치가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 건물 소유주는 2016년 이를 철거해 주차장을 만들었다. 근대한옥을 포함한 근대건축물이 많은 중·동구를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 등이 활발히 추진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일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인천 향토사를 연구해 온 이성진 인천골목문화지킴이 대표는 "지자체는 일제강점기 당시 적산가옥 등 근대건축물에 비해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근대 한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 같다"며 "인천지역에 남아 있는 근대 한옥에 대한 실태 파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실태 파악을 통해서 보존가치가 있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개인 재산권에 대한 고민과 함께 보존·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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