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자이 투시도. /GS건설 제공
1년이상 거주하면 '청약 최우선'
당해지역 1순위 통장 38% 달해
"3기 신도시, 실수요자 피해 우려"
최근 2~3년 사이 과천으로 전입한 무주택 외지인들이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의 분양 시장을 휩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년 이상만 과천에 무주택자로 거주하면 청약 시 최우선 되는 '당해 지역 1순위' 자격을 얻는다는 점을 노려 외지인들이 몰리고 있고 실제로도 분양권을 손쉽게 가져가는 분위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GS건설이 분양한 올해 첫 과천지역의 공급인 '과천자이'는 당해 지역 1순위 청약 결과 총 67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18명이 신청하는 데 그쳤다.
과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가량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준강남의 입지조건까지 갖춰 높은 청약률이 예상됐지만 실상은 달랐다.
반면 다음날 진행된 1순위 기타지역(과천시 거주 1년 미만 및 수도권 거주자) 청약에서는 7천263명이 대거 몰리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당해청약에서 0.8대1에 그쳤던 평균청약률도 11.5대1로 대폭 뛰었다.
앞서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도 사정은 비슷했다. '과천위버필드'와 '과천센트럴파크 푸르지오써밋'도 당해 지역 1순위에서 미달됐지만 1순위 기타지역은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에서 당해 지역 1순위 청약통장만 있으면 분양권을 거저 가져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는 과천의 인구수는 5만8천여명인 반면 당해 지역 1순위 청약통장은 2만2천380계좌(38%)로 인구수 대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과천과 함께 아파트값이 높게 형성돼 있는 성남이 인구수 94만명에 당해 지역 1순위 청약통장은 27만계좌(28%)인 점을 고려하면 과천의 당해 지역 1순위 세대의 비중이 상당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에만 해도 과천의 당해 지역 1순위 청약통장은 1만8천700계좌에 불과했지만, 공공분양 등 공급 계획이 발표된 이후 무주택 외지인 전입에 따른 세대 수 증가 등으로 매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현금을 보유한 무주택 외지인들이 지난 2017년부터 과천에 몰려 당해 지역 1순위 자격으로 분양시장을 독차지하는 실정"이라며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과천지식정보타운이나 향후 조성되는 3기 신도시도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피해는 원주민들이나 실수요자들이 떠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biz-m.kr